기업들, 경영환경 악화에 국내투자 ↓ 해외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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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설비투자지수 122.8
3개월 연속 감소세 이어가

중계무역순수출은 증가세
전월比 3500만달러 늘어

최근 기업들의 국내 설비 투자가 급감하는 가운데 해외 생산 규모는 점증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비 부담이 증가하는 데다 정부의 경영 규제와 시장 개입이 심화하는 등 국내 경영환경이 나빠지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설비투자지수(2010년=100 기준)는 122.8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지수는 설비투자재의 공급 측면에서 국내 설비투자 동향을 측정한 것으로, 지난 2월 141.2로 1월 139.5에서 소폭 높아진 이후 3월 130.4, 4월 126.9, 5월 122.8 등으로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선 제조업체 등에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 도입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생산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무역액 규모를 잡은 중계무역순수출은 지난 5월 10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5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수출 실적이지만 전 과정에 걸쳐 한국을 거치지 않아 국내 경제와는 무관하다. 중계무역순수출 규모는 올해 1∼5월 누적으로 50억9100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45억4600만 달러에 비해 11.99%나 늘었다. 해외에 생산을 위탁하는 데 대해 지급하는 대가인 ‘가공서비스 지급’ 규모도 5월 7억85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000만 달러가 늘었다. 이처럼 국내 설비 투자가 위축되는 동안 해외 생산이 늘어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가 높아지는 데다 각종 규제 등에 따라 국내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월 우리나라의 기업확신지수(BCI)는 98.9(100 미만일 경우 부정적)로 73개월째 100 미만을 기록하면서, 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경영환경의 단기 전망을 주요국 중 가장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늘리도록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규제 혁파가 없는 혁신성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