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대북제재>남북교류 건건이 금지물품 北반입… ‘제재 구멍’ 돼가는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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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올 7차례 예외 인정

서해 軍통신선 복구 50여품목
휘발유·트럭 등 제재대상 포함
향후 철도협력때도 반입 불가피
예외 계속땐 北核협상 악영향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조치들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본격적인 비핵화 성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사회 대북 제재의 구멍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북 제재 예외 조치 사례는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한 남북 교류·협력 과정에서부터 계속 나타나고 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19일 통일부 및 관계 부처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현재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공사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개·보수 공사 등을 위해 유엔 등과 대북 제재 예외를 협의하고 있다. 공사에 필요한 물자에 대북 유입 금지 품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계속될 남북 철도·도로·산림 협력에서도 대북 제재 예외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대북 제재 예외로 인정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를 위한 반입 물자 50여 개 품목에서도 대북 제재 대상인 경유·휘발유 등의 연료와 버스·트럭 등 차량이 포함됐다.

대북 제재 예외는 우리 정부 등의 요청에 따라 지난 1월부터 거의 매달 이뤄져 왔다. 북한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을 위한 민항기 운항을 비롯,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대상인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방남, 한·미 독자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등이 예외적으로 인정됐으며 천안함 폭침으로 인해 내려진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을 태우고 온 만경봉92호가 묵호항에 입항했다.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정부는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만경봉92호에 대한 경유 지원도 검토했었다.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 예외 요청이 계속되자 미국과 유엔은 한국에서 북한으로 반입되는 물자를 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제재 예외 검토를 더욱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의 확실한 이행만큼은 유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예외가 계속되면 대북 압박 분위기가 틀어진다”며 “판문점 선언도 비핵화를 전제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전제가 충족이 안 돼서 100% 이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우리 정부가 대북 제재 무력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그러나 과거 정부 때는 대북 제재 이행에 관한 태스크포스(TF)가 있었는데 지금은 범정부적 코디네이터(조정자)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준희·

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