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 계기로… 광주 ‘사학 개혁 드라이브’?

교원 채용·징계 등 변화 주목

광주시교육청이 모 사립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계기로 사립학교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그동안 사립학교 법인들과 마찰을 빚어온 교원 채용 위탁·징계 요구 등 문제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학법인 대다수는 지난해 시교육청이 교원 채용에 관여하는 것에 반발했고, 비위를 저지른 교직원에 대한 시교육청의 징계 요구마저 무시했다.

1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사립학교들에 신규 교사 채용을 위탁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학법인들이 인사권 침해라고 반발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해 교원 채용을 시교육청에 위탁한 사학은 채용 수요가 발생한 전체 35개 법인 67개교 가운데 6개 법인 7개교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에 시험지를 유출한 고교의 법인 이사장이 앞장서 시교육청 방침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이번 시험지 유출 사건이 사학법인의 이 같은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원의 공정한 채용을 위해서는 교육청에 위탁하는 것이 맞는다”며 “여러 가지 여건상 올해는 교원 채용을 위탁하는 사학법인이 지난해보다 늘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 채용은 1차 시험을 통해 소요 인원의 3∼5배수를 선발해 해당 사립학교 법인에 통보하면 법인 측은 수업 실연, 면접 등을 거쳐 합격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또 문제를 일으킨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해 시교육청이 징계를 요구해도 사학 측이 ‘제 식구 감싸기’로 대응했던 과거의 관행이 개선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사립학교 교직원 25명(13건)의 징계를 요구했으나, 19명(7건)의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 고교의 경우 시교육청의 중징계 요구를 받고도 불문경고를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경우 재심을 요구하지만 사학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