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논란

공기업 사장 3명 연달아 사표
박남춘 인천시장 취임뒤 압박
해당 노조 “낙하산 인사 안돼”

인천시가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전임 시장 때 임명된 공기업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을 노골화하자, 이들 공기업 노조가 사퇴 종용은 안 된다고 반박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교통공사 등 시 산하 5개 공기업 노조는 19일 공동 성명에서 “상급기관인 인천시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임기가 남은 공기업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네 사람이냐 내 사람이냐 만을 따져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에 강력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 노조에 따르면 박남춘 인천시장이 취임 후 한 달이 채 안 돼 3명의 공기업 사장이 연달아 사표를 냈다. 이들 사장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영평가에서 모두 중상위 등급을 받았고 책임경영을 위해 보장된 임기 3년 중 아직 1∼2년이 남은 상태였다. 이들 외에도 인천시가 출자·출연한 11개 기관장도 줄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노조는 “시의회가 (전임 시장 때 임명된 공기업 사장들이)사퇴하지 않을 경우 의회 차원의 ‘사퇴건의서’를 시장에게 제출하겠다며 사표 제출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기관장이 비리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의회가 사퇴권고안을 채택할 순 있지만 전 시장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잘못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공기업 평가부서 관계자는 “공기업 사장에 대한 지난해 실적 평가는 아직 진행 중에 있으며, 어떠한 책임을 묻거나 사표를 내라 종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도 “의회 차원의 ‘사퇴권고안’은 전임 시장 때 정무적 인사에 대한 검증 요구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