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것과는 다른 조선 양반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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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잡지 / 진경환 지음 / 소소의책

조선시대 최초 세시풍속지인 ‘경도잡지(京都雜志)’는 18∼19세기 서울 지역의 풍속과 양반의 생활상을 기록한 책이다. 당대의 대표 실학자인 유득공이 집대성했다. 이후에 나온 김매순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홍석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세시풍속지로 꼽힌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상투 틀고 갓 쓴 양반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의 양반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겉모습부터 차이가 있다. 양반 남성도 복건, 방관, 정자관 등의 쓰개를 때와 장소에 따라 구분해 썼다. 현재 1000원짜리 지폐에는 복건을 한 이황의 초상이 들어 있다. 이는 문화사적으로 깊이 따져봐야 할 문제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천자문’도 원래 산문으로 지어졌지만 후에 다시 운이 더해져 ‘사언고시’ 형식으로 편찬됐다.

남들보다 비싸고 특별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었다. 의식주에서 노리개까지 명품을 선호하고 유행을 좇다 보니 사치 풍조가 극에 달했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함께 터져 나왔다. 396쪽, 2만3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