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으로 금융비용도 감당 못하는 숙박·음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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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채무상환능력 지표
작년 4분의1 수준 떨어져
최저임금 인상 여파 ‘최악’

올해 1분기 국내 숙박·음식점업체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금에 대한 이자 등 금융비용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의 여파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숙박·음식점업만 유독 사정이 크게 나빠진 모습이다.

23일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지표 중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의 이자보상비율이 지난해 1분기 197.5%에서 지난 1분기 54.02%로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작다는 것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을 통해 대출금이나 기발행 회사채에 대한 이자 등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또다시 자금을 차입해야 하는 악순환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의 이자보상비율 평균은 795.79%를 기록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3.05%에서 1.22%까지 떨어졌다. 인건비 등 영업비용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 실제로 남는 이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매출액의 세전 순이익률도 0.94%에서 0.12%로 떨어졌다. 지난 1분기 전체 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각각 7.38%, 8.20%에 달했다.

이처럼 숙박 및 음식점업의 업황이 유독 악화된 데 대해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의 여파를 직접 겪는 이 분야에 올해 1분기부터 즉각적으로 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비용도 감당할 수 없는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이 한 차례 더 가파르게 인상될 경우 이 분야를 비롯한 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대응책보다 정책 방향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