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만에 가장 더운 ‘大暑 아침’

강릉 31.0·서울 29.2도 기록
1907년 이후 아침 최고 기온

기록적인 ‘폭염(하루 최고 33도 이상)’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과 강릉 등 전국 주요 도시의 23일 아침 최저기온이 111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고온이 계속되면서 여름철 전력사용량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며 정부 예측치마저 뛰어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2013년 ‘블랙아웃’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45분 강원 강릉시 기온이 31.0도, 경북 울진군과 울릉군이 각각 29.3도와 29.2도, 서울 29.2도, 경기 수원시 28.2도, 충북 충주시 26.4도를 기록했다. 이는 1907년 이래 전국적으로 역대 가장 높은 최저 기온이다.

111년간 전국에서 하루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3년 8월 8일 강릉의 30.9도가 지금까지 가장 높은 최저 기온으로 기록돼 있었다. 서울은 지금까지 1994년 8월 15일에 기록한 28.8도가 가장 높았고, 2014년 8월 2일 28.7도, 1994년 7월 29일 28.7도 순이었다. 기상청은 제10호 태풍 ‘암필(AMPIL)’로 인해 동반된 구름대가 유입되고 밤사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기온이 떨어지지 못했다며 이상 기후에 관해 설명했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이날 전력 피크 시간대를 오후 4~5시로 예측하고 이때 최대 전력 부하(수요)가 883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8830만㎾는 역대 최고치인 지난 겨울 2월 6일의 8824만㎾보다 높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8월 2~3주쯤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달 가까이 앞당겨 기록 경신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20일 오후 5시에는 최대 전력수요가 8808만㎾에 도달해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넘어선 상태다. 2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력수급 상황은 8564만㎾로, 지난주 피크 시간대인 오후 5시쯤의 최대 전력 수요에 버금가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해완·박정민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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