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 청문회’ 3大쟁점 불꽃공방

1. 통진당 등 ‘갈지자 이념행보’
2. 강남아파트 다운계약서 의혹
3. 재판거래 인정 발언도 논란

23일 국회에서 열린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특별위원들은 김 후보자의 이념적 갈지자 행보와 부적절한 개인 처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편향된 시각 등을 집중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 참석해 “변호사로서 인권단체 활동을 하는 지위에서 가졌던 관점과 견해는 대법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념적 갈지(之)자 논란 = 이날 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국회에 낸 서면질의 답변서 등에 나타난 입장들이 과거와 180도 다른 점을 추궁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과거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위헌정당심판에서 통진당 측을 대리한 데 대해 “헌재의 해산 결정이 난 이상 이를 수용하고 존중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4년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리자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헌재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다”라고 맹비난한 것과 다른 입장이다.

또 김 후보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의 대법관으로서의 삶은 민변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데에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라며 “저는 대법관 제청 직후 민변을 탈회 했다”고 말했다. 김도읍 인사청문특위 자유한국당 측 간사는 “청문회가 임박해서야 그간 자신이 한 말, 쓴 글과 배치되는 입장을 보였는데 과연 대법관으로서 소양을 갖췄는지 짚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변호라 청빈?= 인사청문회의 단골인 ‘다운 계약서’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2000년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취득가액을 4억7500만 원이 아닌 2억 원으로 축소 신고했다. 아파트를 2013년 11억 원에 팔아 6억 원 가까운 시세차익도 올렸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의 재산은 오히려 줄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수익이 많아졌지만 재산은 줄어 축소신고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차남에 대한 불법 증여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차남은 2009∼2015년 미국 유학비로 총 1억9637만 원을 썼다. 올 1월에는 차남이 5800만 원짜리 BMW 차량을 구매하면서 김 후보자로부터 1500만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재판거래 있었다?= 김 후보자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거래의 대상으로 고려했다는 자체가 사법부 존재의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답변한 부분도 논란이 됐다. 재판거래가 있었다는 취지의 답변이기 때문이다. 이는 판사 출신인 이동원, 노정희 후보자가 이에 대해 “존재할 수 없는 일”이라는 신중한 답변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임정환·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