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초과세수 ‘20조+α’ 예상… “세수예측 실패, 재정정책에 부담”

세금 더걷어놓고 퍼주기 반복
“확장·긴축재정 판단도 안돼”

‘만악(萬惡)의 근원!’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140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9000억 원 더 걷혔다. 올해 1~5월 국세수입 진도율(목표액 대비 실제 징수액의 비율)은 52.5%에 달한다. 정부가 내놓은 올 국세수입 전망치(268조2000억 원, 본예산 기준) 등을 고려하면, 올해 정부 예상치보다 더 걷힐 국세수입의 규모는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내놓은 애초 국세수입 전망치(본예산 기준)와 실적치 간의 격차는 2016년 19조7000억 원, 2017년 26조6000억 원에 이어 올해도 20조 원을 훌쩍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예측을 잘못해 더 걷힌 조세수입(세수)이 늘면서 정부는 2015년, 2016년, 2017년, 올해 등 4년 연속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있다. 4년 내내 추경 편성의 명분은 “올해 ‘초과 세수’가 많아 재정 건전성을 악화하지 않고도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해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학에는 ‘초과 세수’라는 말이 없다. ‘정부가 예측을 잘못해 더 걷힌 세수’가 있을 뿐이다.

정부가 국세수입 예측에 실패한 것은 재정 정책에도 부담이 된다. 예컨대,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10조 원의 돈을 풀었다고 해도 정부의 재정 정책이 확장적인지, 긴축적인지 판단하기 모호해진다.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로서는 애초 예상보다 20조 원이 넘는 돈을 더 세금으로 지출한 셈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더 들어오자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도 내놓고 있다. 근로장려금(EITC) 지급을 대폭 늘리고, 승용차(경차 제외)·이륜자동차·캠핑용 자동차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낮춰주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국세수입 전망치는 ‘수치’라고 얘기하기조차 민망할 만큼 완전히 엉터리”라며 “정부가 실력이 없다면 내년 세입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는 민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