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이상 ‘기프티콘’에도 인지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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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30일 세법개정안 발표

수입맥주 ‘4캔=1만원’ 그대로
과세형평 중점 소비자도 고려
충전식 선불카드에도 稅 부과

외국인 투자기업에 부여하는
법인·소득세 감면은 폐지키로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세법 개정안은 근로소득자의 산후조리원 의료비와 성과급을 주는 중소기업에 세액공제를 포함하는 등 소득재분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맥주 주세 종량제 전환 유보 등 소비자 후생을 포함한 내수 활성화 방안 등도 포함됐다. 또 올해 말 일몰을 앞둔 지주회사 설립·전환에 대한 과세이연 특례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세법 개정안이 조세 형평성 강화를 명분으로 내걸었음에도 되레 과세 역차별 등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맥주 종량제 주세 변경은 시기적으로 늦추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법 개정안의 주요 핵심은 종부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와 과세 형평성, 조세체계의 합리화가 주요 목표이지만 내수와 밀접한 소비를 비롯해 일자리, 혁신성장 활성화 등도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의 주세를 맥주에 한해 양에 비례하는 종량제 방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종량제로 바뀌면 당장 수입 맥주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국산 맥주(제조원가+판매관리비+이윤)와 수입 맥주(수입신고가) 간 과세 형평성 불만이 제기됐음에도 수입 맥주 ‘4캔 1만 원’을 저렴하게 즐겨온 소비자들의 수용성을 우선시한 것이다.

기재부는 특별세액공제 의료비 항목에 포함하지 않았던 산후조리원 비용도 의료비에 포함하고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성과공유기업으로 등록한 중소기업에 대해 경영성과급 지급액의 10∼15%를 법인 세액에서 공제하는 내용의 조세특례법을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기로 했다. 성과공유기업이란 성과급 지급을 포함한 각종 성과공유제도로 근로자와 성과를 공유하거나 공유하기로 약속한 중소기업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도 받은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소득에서 공제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모바일상품권과 충전식 선불카드에도 종이 상품권과 같이 인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다만 1만 원 미만의 모바일 상품권은 종이 상품권처럼 인지세를 면제한다. 인지세는 현재 1만 원권 이상 종이 상품권에만 50∼800원이 부과된다. 현재는 고액 온라인 상품권은 면제다.

기재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말로 일몰되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지주회사에 대한 과세이연 특례를 연장하는 내용을 협의 중이다. 지주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한 과세특례도 일괄적으로 없애거나 완화하는 대신 자회사 보유지분율이 낮은 지주회사에 대해 유인책을 강화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투자기업에 한정된 법인·소득세 감면도 폐지한다. 다만 관세 감면과 지방세 감면은 유지한다. 관세의 경우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으며 지방세는 지자체가 기업 유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외투 기업에 대한 현금지원은 확대한다.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정보보안 기술, 양자컴퓨팅 기술을 비롯한 신성장기술 세액공제도 신설한다. 정부는 현재 11개 분야, 157개 기술과 사업화 시설에 대한 신성장기술 세액공제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대상 기술과 사업화 시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민철·박정민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