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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24일(火)
무더위가 일깨워준 ‘脫원전’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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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가 ‘대전환’이라는 미명 아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겨울엔 혹한(酷寒)으로 수차례 급전으로 연명하더니, 여름엔 혹서(酷暑)로 안전의 이름으로 멈춰 있던 원전(原電)을 서둘러 다시 돌리고 있다. 탈(脫)원전 때는 정부와 장관이 나서서 떠들더니 재가동 때는 청와대도 대통령도 말이 없다.

탈원전 정책을 다시 한 번 성찰하고 에너지 수급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국내에선 원전을 멈추면서 해외엔 수출하겠다는 건 애당초 어불성설이다. 자동차가 위험하니 자전거 타고 다니라는 대통령이 해외에는 자동차를 팔겠다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곧이듣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길라잡이에 따르면 현재 24기인 국내 원전은 2022년 28기까지 늘어나지만 2038년이 되면 14기로 줄어든다. 원전은 미국에선 통상 40년 넘게 60년, 심지어 80년까지도 가는데, 계속 운전하지 않고, 신규 원전도 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원전의 수명이 다하는 2082년에는 국내에서 원자력을 완전히 축출한다는 게 현 정부의 목표다.

신재생에 열을 올렸던 미국이 국민 안전은 뒷전이라 원자력으로 회귀했는가? 태양과 바람의 나라 중국에서도 원자력 굴기(崛起)가 한창이다. 중국은 지난 6월 기준 40기의 원전을 돌리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17기의 원전을 짓고 있다. 2030년이면 중국 내 원전이 100기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전국이 될 날이 머지않다.

중국은 자국 내 수요 증가와 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중국의 일취월장은 세계 원자력계가 괄목상대할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의 원전 기술이 저렴하면서도 기술적으로도 성장한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가 약진하고, 영국이 귀환하고, 일본이 재개하며, 프랑스가 계속하는데 한국만 독일, 대만과 함께 거슬러 가고 있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정부는 공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수요를 줄이는 것으로 전력 수급을 관리하려고 한다. 없어진 원전 자리는 태양과 풍력 등으로 채울 것이라 한다. 이번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 취소 결정도 같은 선상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무더위에 냉방기는 고사하고 선풍기도 제대로 못 켜는 빈민층의 소외감, 박탈감을 고려하면 탈원전이 정녕 올바른 정책인가?

정부의 발 빠른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의 근간을 떠받치고 있는 기간산업계에는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원전 가동률이 떨어짐에 따라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부터 올릴 것이란 볼멘소리도 나오기 시작한다. 90%를 웃돌던 원전 가동률은 올해 역대 최저인 56%대로 낮아졌다. 국내 원전 24기 중 올해 들어 가동을 멈춘 원전은 한때 11기까지 늘었다. 지금은 다소 줄었지만.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어 버렸다. 목적은 안정적 공급임에도 원자력이냐, 신재생이냐를 따지는 수단에 빠져든 나머지 정작 본질을 놓치고 말았다. 또한, 과학과 기술을 이념이나 정치로 잣대질하는 것도 백해무익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년여, 많은 전문가의 이견이 개진됐음에도,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계획에서 달라진 게 없고, 물러설 게 없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

에너지 대전환에선 쌍방로가 길이다. 원자력 없는 신재생을 상정할 수 없고, 신재생 없는 원자력도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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