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광화문 광장 확장땐 체증 걱정…거점 환승역 만들어 풀어야

지금까지 광화문 광장은 한낱 외딴 교통섬에 불과했다. 넓은 도로가 양쪽에 위치하고 있어 보행자의 접근성도 나쁘고, 별다른 특색이 없는 휑한 시멘트 벌판 같은 기분마저 들 정도였다.

이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 역사광장이 새롭게 조성된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앞 차도도 사라져 보행자 천국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 광장의 규모는 지금보다 3.7배로 확장돼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조선 왕실의 주요 행사가 열렸던 ‘월대’가 복원되고, 일제강점기 때 광화문 옆으로 옮겨진 해태상도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교통이다. 지금도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나 행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교통 혼잡이 심각하고 특히, 주변 업무지역과 근린생활 및 주거지역에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종대로를 10개 차로에서 6개 차로로 줄일 경우, 사업 시행 초기에 상당한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조례 개정을 통해 광화문, 대한문과 같은 문화유적지 앞에서의 시위는 엄격히 규제하고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시위를 집중 관리하는 것이 교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광화문 세종대로는 도로원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모든 도로의 시발점이자 중심점에 해당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뉴욕과 필라델피아의 격자형 도로 구조나 파리, 모스크바, 도쿄(東京)와 같은 방사환상형 도로 구조와는 다르게 서울의 도로 구조는 매우 불규칙한 형태를 띠고 있다. 세종대로만 해도, 10개 차로나 되는 광로이나, 광화문에 의해 북쪽이 끊겨 있고, 청계천로와 을지로 등은 건물들과 덕수궁에 의해 서쪽이 막혀버린 도로 구조를 갖고 있다. 세종대로의 차로 수 감소로 인한 교통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통행 분산 및 도심 외곽에서 광화문 회피경로로 유도하는 신호체계와 노면표시 개선 등 남북축 우회도로 방안이 필요하다. 교통량 평준화 전략이 미시적으로 촘촘히 이뤄져야 한다.

또한, 광화문 주변 지역 생활권 교통대책으로는 회전교차로 개설 및 차로 운영 조정, 이면도로 교통정온화 등의 대책과 함께 대대적인 일방통행제 실시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도심지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불법주차 단속 카메라와 과속방지턱 설치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시 도심 전체를 대상으로 해 한양도성 안으로의 승용차 진입을 강력히 규제하는 교통수요관리 혁명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민의 반발은 격렬할 것이다. 당근책이 필요하다. 즉,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반드시 대중교통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갖춰져야 한다.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선에 광화문역이 신설되고 경기도와 직결되는 GTX의 광화문역도 추가돼야 성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도쿄의 야마노테선(山手線)과 같은 짧은 순환선이 광화문역에서 출발해 도심을 회전하는 새로운 노선이 건설돼야 한다. 결국 광화문역을 거점 환승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하철 광화문역과 비슷한 파리의 샤틀레역은 실제 최대 6개 노선의 환승이 가능하다. 광화문 시대를 연다는 의미는 단순히 광장을 넓히고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일에 그쳐서는 안 되고, 대중교통의 혁신을 통해 광화문을 첨단 교통운영체계의 메카로 이어가야 한다.

홍창의·가톨릭관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