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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25일(水)
아동보호, 원천에서 점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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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사회부 부장

어린이집 등원 차량 어린이 방치 및 보육교사 영아 학대 사망의 책임 부처 격인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질타’를 받고 24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안전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나,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 연내 도입, 보육지원체계 개편 등을 뼈대로 한 시스템이 ‘지속가능’한 효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일 전부터 어린이집 사고 재발 방지를 요청하는 청원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매년 유사한 사건·사고 발생에도 불구, 규정은 뒷전으로 밀리고 대책이 겉도는 악순환이 계속되자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짙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발생한 어린이집·유치원 차량 방치 사고만 해도, 이번 동두천 4세 어린이 방치 사고까지 6건이나 된다. 나머지 4건은 다행히 구조됐지만, 광주에서 희생된 어린이는 3년째 의식불명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학대와 유사한 사고 역시 하도 잦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복지부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5년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만 424건이었다. 부끄럽고 자괴감이 든다. 5건 중 1건은 별다른 이유 없이 학대했다. 하지만 보육교사의 장시간 근무환경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는 점만 강조했을 뿐 근본적 개선방안 없이 ‘중장기’ 과제로 밀렸다. 이런 사건·사고의 비극적인 재연 현상은 한국의 아동보호, 권리정책이 후진적 수준이고 공허하다는 점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아동보호종합지원체계 구축’을 내걸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 차량 방치 사고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단순 무관심, 부주의로 돌릴 것도 아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을 전국 2만8000여 대 차량에 설치한다고 재발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기실 고개만 한번 돌려, 차 문을 닫기 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의 아동보호에 대한 인식 수준을 뒷받침한다.

아동학대 문제는 가까운 일본으로만 눈을 돌려도 ‘답’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은 버블 경제에 따른 저성장 이후 심각한 아동 빈곤, 가족 해체로 아동학대 사건이 급증했다. 기초자치단체인 시정촌(市町村)을 아동학대 예방의 기초단위로 명확히 지정하고 지역의 요보호아동에 대한 조기발견과 적절한 보호를 위한 ‘요보호아동대책지방협의회’ 설치를 의무화했다(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분석).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신고, 처벌 중심이거나 사후약방문으로 일관하는 국내와는 차이가 있다. 아동을 지키지 못하는 구태가 반복돼서는 성장의 의미도 없고 중장기적 한국사회의 최대 난제인 저출산 문제의 해결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에 어린이, 아동보호를 위한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원천부터 뜯어봐야 한다. ‘저출산 대책이 따로 없고, 아동과 그 부모가 행복하며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제반 사회·경제·문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게 근본 대책’이란 전문가 고견을 허투루 들어서는 곤란한 이유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아동은 늘 안녕(安寧)해야 한다.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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