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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27일(金)
‘休婚’… 행복하게 같이 살기 위해 잠깐 떨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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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5년차 박시현 작가

‘결혼을 졸업한다’는 졸혼(卒婚) 개념이 퍼지더니, 이제는 결혼에도 방학이 있다고 한다. 휴혼(休婚)이다. 혼인 관계에 쉼표를 찍었다는 의미. 마침표가 아니니, 이혼이나 별거와 다르다. 화제의 책 ‘나는 지금 휴혼 중입니다’의 저자는 이제 결혼 5년 차, 30대 중반의 여성이다. 그리고 휴혼 1년째. 부부 사이 권태기 아닐까. 아니면 ‘시월드’로부터 과도한 역할을 부여받았던 걸까. 이혼 전 단계인 별거를 포장한 건 아닐까. 그러나 책의 부제는 이렇다. “헤어지지 않기 위해 따로 살기로 한 우리”. 궁금했다. 저자인 박시현 작가를 만났다.

―‘그냥 별거하는 것 아니야?’라는 질문이 가장 많을 것 같다. 휴혼, 어떻게 다른가.

“별거가 자신의 삶에서 상대를 빼는 방식이라면, 휴혼은 말 그대로 ‘집’만 분리하는 거다. 별거 중인 부부가 ‘남’에 가깝다면 휴혼 중인 부부는 여전히 부부다. 우리 부부는 평소엔 내(아내) 집, 남편 집에 따로 살다가 주말엔 함께 지낸다. 각자 삶의 방식을 보존하되, 자연스럽게 교류한다. 학업을 쉬다가 다시 돌아가는 휴학처럼, 휴혼도 잠시 결혼 생활을 쉬다가 일정 기간 후 집을 합치는 걸 전제로 한다.”

―휴혼을 한 지금, 솔직히 어떤가. 또, 앞으로의 계획은.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결혼을 통해서도 성장했지만, 휴혼을 통해서도 성장했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책을 세 권 썼다.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쓰고 싶었던 책도 쓰고, 사랑하는 아이를 만났으니 내 삶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는 생각도 들었다. 휴혼 후에는 평일 동안 육아로부터 해방이 되니, 더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친구가 창업한 스타트업에 합류했고, 앱도 론칭했다. 강의도 다니고…. 휴혼은 삶이 준 ‘덤’이다. 부부싸움이 잦았던 시기, 말썽을 많이 부리던 아이는 휴혼 후 오히려 안정을 찾았다.”

―휴혼 중 부부의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가. 어떤 규칙이 있는지.

“평일엔 각자 삶을 열심히 산다. 금요일 저녁에 충북 진천으로 내려가 아이를 만나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세 식구가 함께 지내며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빈둥대거나 한다. 월요일 아침, 아이를 등원시키고 나는 서울로 온다. 서로 약속한 것은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상대에 대해 생각해볼 것, 이성 문제는 만들지 말 것, 아이를 최우선에 둘 것, 각자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노력할 것 등이 있다.”

―아이가 가장 마음이 쓰일 것 같다. 휴혼의 지속에 고민이 되진 않는지.

“휴혼을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아이 때문이다. 어느 날 부부싸움을 하는데, 평소엔 짧은 언어로 말리거나 울던 아이가 그날은 본인 침대에 누워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더라. 부모 싸움에 익숙해진 아이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그 시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말썽을 자주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휴혼 후 아이가 다시 안정을 찾았다. 함께 살지만 살얼음의 집안이냐, 따로 살아도 부모가 평안하느냐. 이 두 가지 가치 앞에서 후자를 택했다. 우리 부부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아이다.”

―결혼하면 연인에서 가족으로 넘어가는 단계를 경험해야 한다고 하는데, 결국 어느 정도 ‘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반드시 나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오랜 기간 내려온 관념이 스스로를 포기하게 만든다. 결혼한 사람이 친구들과 여행을 가려면 상대 배우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부모·자녀 관계도 아닌데, 누군가의 허락을 받는 것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물론 상대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나’에게 부여되던 자유가 상당 부분 사라진다.”

―예비부부 혹은 연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대안적인 삶, 관계의 상상력에 대해 말하고 싶다. 테두리를 조금 벗어나도 괜찮더라. 얼마 전 남편이 물었다. ‘이 휴혼의 끝은 뭘까?’ ‘행복하게 같이 사는 거지.’ 우리는 같이 살기 위해 잠깐 떨어져 있는 거다.”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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