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공화 상원장악 - 민주 하원탈환 ‘총력’… 무역·北核정책 향방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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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美중간선거 D-100’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교체
하원의원은 전원 435명 선출
주지사도 50명 중 36명 뽑아

트럼프 긍정평가 42% 그치지만
백인 중산층·노동자 지지 확고
黨지지는 공화 38% - 민주 44%

與 승리땐 트럼프式 외교 가속
野 이기면 탄핵위기 몰릴 수도
선거까진 美·北 현상유지될 듯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시선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오는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과의 대립, 이란 핵협정 탈퇴, 친 러시아 행보에서부터 불법 이민자 추방, 미·중 무역전쟁 전개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책에서 워싱턴 정계에 극단의 분열을 불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승리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행보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회의적이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정상국가 지도자로 인정하고 추진 중인 미·북 협상도 현상유지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을 모두 잃으면 정책추진 동력이 급격하게 약화되면서 2020년 재선은 고사하고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및 트럼프 캠프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이 더욱 불거지면서 탄핵의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미국의 115대 상·하원 의원 선거를 집중 분석해 본다.

◇하원 435명, 상원 35명 선출 = 27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5명이 새로 선출되고 하원의원은 435명이 전원 교체된다. 주지사 역시 50명 가운데 36명이 새로 뽑히는 등 미국 정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상·하원 양원제를 선택한 미국은 2년마다 임기 6년 상원의원은 3분의 1씩, 임기 2년 하원의원은 전원 새로 뽑는다. 임기 4년인 주지사는 워싱턴주 등 10개 주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뽑고 35개 주는 중간선거 때 선출한다. 뉴저지주 등 5개 주는 홀수해에 주지사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 양원과 주지사를 장악하고 있다. 상원은 100명 중 51명(민주당 47명, 무소속 2명)이 공화당 소속이고 하원은 435명 중 239명(민주당 193명)이다. 50개 주 가운데 33개 주의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남북전쟁 이래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여당은 하원에서 평균 32석, 상원에서 2석을 잃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여당인 민주당은 2010년 집권 1기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내줬고 2014년 집권 2기 중간선거에서 상원 과반도 뺏겼다.

◇공화당 상원 장악 유리, 민주당 하원 탈환 총력 = 워싱턴 정계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집권 후 한 차례도 50%를 넘지 못했다. 지난 16~22일 실시된 갤럽 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42%에 그친 반면 부정적 평가는 54%였다. 정당지지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줄곧 공화당이 민주당에 약세를 보였다. 지난 22~24일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역시 공화당 지지율이 38%로 민주당의 44%와 비교해 6%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공화당에 유리한 부분이다. 무역전쟁을 통해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백인 노동자들도 최근에는 공화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상원의 경우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35곳 가운데 공화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는 9곳인 반면 민주당이 현역인 지역은 26곳(무소속 2곳 포함)에 이른다. 공화당은 9곳만 수성해도 과반 의석을 지키지만 민주당은 현 지역구 26곳을 모두 차지하고 공화당 의석 중 최소 2석을 빼앗아야 과반 달성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에 나서는 민주당 상원의원 지역구 가운데 10곳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고 이 중 5곳은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다. 반면 전체 의원을 새로 뽑는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 탈환을 노리고 있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각종 여론조사를 토대로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202석과 199석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34석을 놓고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무역, 북한, 러시아, 이민정책 쟁점 = 무역전쟁의 승패와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핵 문제도 중간선거의 주요 이슈다. 실제 6·12 미·북 정상회담 직후 갤럽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취임 직후와 같은 45%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11월 6일 선거일까지는 판을 뒤흔들지 않고 ‘미·북 정상회담으로 북핵 위협이 사라졌다’는 치적성 홍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감세정책에 따른 경제 호황으로 미국이 사실상 완전고용상태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점은 공화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미 중부 제조업 쇠락지역), 팜벨트(중서부 농업지역) 등이 어려움을 겪으면 지지율 하락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