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유해 50여구 송환>美軍유해 보내며 毛장남 추모… 김정은의 ‘7·27 양동전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對美 유화 제스처 취하며
北中 전통우호관계도 과시
美中사이 전략가치 극대화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군 유해 송환이라는 대미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동시에 6·25전쟁 중 사망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묘를 찾았다. 북·중 간 전통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과시해 미·중 사이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의 마오안잉 묘를 찾아 추모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국해방전쟁시기 중국의 당과 정부와 인민은 건국 초기의 많은 곤란을 무릅쓰고 자기의 끌끌한(생기 있고 듬직한) 아들·딸들을 조선 전선에 서슴없이 파견해 우리 인민의 정의의 위업을 피로써 도와주고 전쟁 승리에 불멸의 공헌을 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조·중 관계는 결코 지리적으로 가까워서만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 피와 생명을 바쳐가며 맺어진 전투적 우의와 진실한 신뢰로 굳게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하여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하고 공고한 친선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과 북한의 변치 않는 ‘혈맹’ 관계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정전협정 65주년 전날인 26일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 묘역 앞에서 제5차 노병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이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대미 유화 조치를 취한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27일 북한 매체는 노병대회 축하문 등에서 ‘제국주의’라는 단어로 미국을 간접적으로 언급했지만, 직접적인 대미 비난을 자제하기도 했다. 연일 조속한 종전선언 채택을 통해 미·북 적대관계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유해 송환을 계기로 미국을 향한 종전선언 요구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북·중 전통적 우호 관계를 과시한 것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함으로써, 미국에 조속한 종전선언 채택과 대북 제재 완화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