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원만 내면 軍면제”… 터키 3개월 한시적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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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지지율 높이기

터키 정부가 군 미필자를 대상으로 1만5000터키리라(약 350만 원)를 납부하면 병역의무를 면제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군 입대를 앞둔 농촌지역 청년층이 군 면제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농기구와 가축 등 자산을 내다 파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터키 아나톨루통신에 따르면 의회가 향후 3개월 동안 1만5000터키리라를 납부하면 군사훈련만으로 병역의 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정부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터키는 한국과 같은 징병제 국가로 고졸 이하의 남성은 12개월, 대졸자는 약 6개월의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반면 군사훈련은 3주에 불과해 사실상 군 면제에 해당한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대통령의 군 복무 면제 단행조치의 결과다. 그는 지난 2011년에도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3만 터키리라(당시 기준 약 1855만 원)를 납부하면 군사훈련만 받고 군 입대를 면제해 주는 정책을 시행해 일시적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본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대선과정에서 군면제 공약을 제시했다. 현지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군 면제 정책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선심성 정책으로 보고 있지만, 대선에서 청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병역 면제 대상인 1994년 1월 2일 이전 출생자들은 7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아나톨루통신은 “신청 기한이 3개월로 한정된 만큼 미필자들이 거래 중개 사이트에 자산을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군 면제 자금용 급매물!’ 설명이 붙은 아이템은 소나 당나귀 같은 가축과 트랙터 등 농기구가 많고 부동산도 간간이 볼 수 있다. 터키의 시중 은행들도 미필자들이 면제 대금 납부 자금이 필요한 것을 노려 2년 상환 대출상품 준비에 나서는 등 터키 전역이 군 면제를 놓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터키 당국은 지난 2016년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조직을 도왔다는 혐의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가택 연금시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브런슨 목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를 즉각 석방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터키를 압박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