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어린이재활병원 ‘빛 좋은 개살구’

- 대선공약사업 유치했는데… 국비지원 겨우 29%

市, 사업비 71% - 부지 제공
운영적자도 결국 ‘시민 부담’

대전시가 정부 공모를 통해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 유치에 성공했으나 과도한 지방재정을 부담하게 돼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대통령 지역공약 사업인데도 사업비의 71%와 200억 원대 시유지, 개원 이후 막대한 운영적자 등을 전부 대전시 부담으로 떠안아 사실상 시민 세금으로 대선 공약을 감당하는 꼴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공모사업 대상지로 대전시를 선정했다. 대전·세종·충남권역의 장애아동을 위한 이 시설은 서구 관저동 도안대로변 시유지 6342㎡에 총 사업비 267억 원을 들여 60병상 규모로 오는 2020년까지 건립한다.

하지만 국비 지원액은 78억 원으로 총 사업비의 29%에 불과해 대선 공약사업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노른자위 시유지도 병원 부지로 제공됐다. 최소 190억∼200억 원대 땅이 병원 부지로 출연된다. 땅값까지 합하면 국비 지원 비율은 10%대로 떨어지는 셈이다. 시는 개원 이후 5년간에만 100억 원 가까운 운영 적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대전시의회 관계자는 “공모 경쟁 끝에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유치 조건이 불리해 대선 공약 이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