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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27일(金)
脫규제 발목잡는 ‘주홍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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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1년이 넘도록 변죽만 울려온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에서 뭔가 나오긴 나올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매달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제까지 규제개혁점검회의가 모든 부처와 현안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 점검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하나의 주제를 두고 점검해 논의를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에는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은 말은 많은데, 성과물이 없어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 증후군’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세종 관가(官街)에서는 “현 정부 내에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을 위한 회의와 조직이 몇 개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규제 개혁 관련 회의만 해도, 대통령이 주재하는 규제개혁점검회의 외에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국무총리 아래 규제조정실, 민·관 합동 규제개선추진단 등이 있다. 혁신 성장 관련 회의는 더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게 대통령이 주재하는 혁신성장전략회의고, 문 대통령이 26일 주재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도 혁신 성장 관련 회의다. 기획재정부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하는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 고형권 1차관이 주재하는 혁신성장전략점검회의 등 혁신 성장 관련 회의만 적어도 4개가 넘는다. 더욱이 최근 기재부는 대한상공회의소에 ‘혁신성장본부’라는 비공식 기구까지 만들어 대규모 인력을 배치하고, 45억4600만 원의 예비비까지 끌어다 써 눈총을 받고 있다. 김 부총리도 26일 기자들과 만나 “8월 초에 삼성그룹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김 부총리 방문을 계기로 투자 발표와 함께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회의나 기구가 많다고 해서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의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공무원에게 새겨진 ‘주홍글씨’를 지워줘야 한다. 전(前) 정권의 일부 규제 완화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개혁 및 혁신 성장= 대기업 감싸기= 적폐(積弊)’라는 등식(等式)이 엄존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 완화나 혁신 성장을 하겠다고 나설 공무원은 아무도 없다. 공직사회에서 “규제 개혁이나 혁신 성장 중에서 하면 안 되는 것과 해도 되는 것을 가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지침)이라도 주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에는 언제나 이해 관계자의 반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에 나서는 이유는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이 국민의 후생(厚生·welfare) 증대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이해 관계자의 불이익이 크다면, 한시적인 보완책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의 성공 여부는,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얼마나 설득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haedong@
e-mail 조해동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조해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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