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폐기종 환자, 밸브로 폐용적 줄이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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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원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환자 운동능력 개선 효과… 국제 저널에 게재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증 폐기종 환자에게 밸브 폐용적 축소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폐기종은 폐에 공기가 갇혀 점점 부풀어지는 현상을 동반해 주로 기관지확장제로 치료하고 있지만 증상을 개선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때 기관지 밸브를 폐에 삽입하면, 폐의 용적이 줄어들어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27일 “밸브 폐용적 축소술을 받은 환자들은 폐 기능이 2배 가까이 좋아지고 숨이 차서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던 환자들의 운동능력이 개선되면서 6분간 최대한 많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1.2배에서 최대 4.6배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가벼운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던 환자들이 휠체어를 떼고 혼자 산책을 하고 머리 감기, 양치질이 가능해지는 등 삶의 질까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받은 환자의 폐 환기량이 증가했다는 이 같은 연구결과는 ‘Radiology’에 게재됐으며, 폐기능과 운동능력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는 ‘International Journal of COPD’에 각각 실렸다.

시술에 사용되는 기관지밸브는 미국 Pulmonx사의 Zephyr 밸브로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앞서 2월부터 건강보험(본인 부담률 50%)이 적용됐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심하게 망가진 폐기종 부위의 기관지에 특수한 밸브를 삽입해 늘어난 폐의 용적을 줄여주고, 손상된 폐에 눌려있던 건강한 폐를 팽창시켜 호흡곤란을 완화해주는 치료법이다. 이때 삽입되는 일방향 기관지 밸브는 들이마신 공기를 한 방향으로만 통하게 해 늘어난 폐포에 갇힌 공기는 빠져나갈 수 있으나 더 이상의 공기는 폐포로 들어갈 수 없게 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내시경 풍선검사를 시행해 폐기종이 주변 폐와 공기통로를 갖고 있지 않은지 확인 후에 최종적인 시술을 진행하게 된다.

이 교수는 “폐용적 축소술은 모든 중증 폐기종 환자를 치료하거나 호전시킬 수 없으나 분명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다” 며 “시술의 효과 및 부작용을 알고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여 시술할 때, 폐기종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