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휜 허리, 성장에 지장 초래… 측만각도 50도 넘으면 수술 필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승우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환자의 허리가 S자 형으로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을 검사하고 있다. 척추가 휜 채로 방치할 경우, 요통은 물론 골반 압박, 주위 장기 기능 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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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청소년 척추측만증 주의보

척추측만증 80%는 원인불명
양어깨 높이 차이땐 의심해봐야

특발성측만증 심하지않은 경우
척추 성장 다 끝나면 만곡 멈춰
운동·보조기 등으로 교정 가능

절개범위 줄인 수술법 개발돼
흉터 작아지고 회복도 빨라져

여름 방학을 맞아 학부모들의 척추측만증 문의가 늘고 있다. 키가 급격히 크는 성장 시기에 척추측만증을 앓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미리 자녀 척추건강 관리를 준비하는 학부모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의 서승우 교수팀이 2017년 전국 21개구 초·중생 7만2748명(남자 3만7106명, 여자 3만5642명)을 대상으로 척추측만증을 검사한 결과, 남학생의 5.85%(2170명), 여학생의 10.44%(3724명)가 허리가 5도 이상 휘어 치료가 필요했다. 총 5894명으로 초·중생 척추측만증 유병률이 8%를 넘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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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는 원인불명… 요통, 하지신경 이상 초래 = 척추측만증은 허리가 S자형으로 휘어지는 척추변형이다. 전 인구의 3~5% 정도에서 나타난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가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사춘기 전후의 초·중·고생들에서 주로 나타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대개 잘 모르고 지내다가 변형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된다. 예컨대 등이 옆으로 구부러지고 어깨나 골반의 높이가 달라진 것 또는 한쪽 가슴 또는 엉덩이가 튀어나온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고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척추측만증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외관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척추가 휜 채로 방치될 경우 요통이 오고, 휘어진 각도가 심하면 갈비뼈가 골반을 압박해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성인이 된 이후 척추 관절의 퇴행성관절염에 의한 요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변형이 심하면 주위 장기의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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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성장기에 급격한 허리 휨 주의 = 척추측만증은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다. 또 허리의 중심선이 휘어져 있거나, 어깨의 높이가 차이가 날 경우, 골반이 평행하지 않고 기울어져 있을 경우에도 일차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2차적으로는 몸통의 휘어짐 여부를 판단하는 등심대 검사를 시행하는데 허리가 휘지 않은 정상에서도 등심대 검사에서 이상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척추의 이상 유무는 X-ray를 찍어서 확인해야 한다.

측만증의 치료 목적은 심하지 않은 만곡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심한 만곡인 경우 변형을 교정하고 유지시켜 신체의 균형을 얻는 데 있다. 측만증의 치료는 크게 정기적인 관찰, 보조기 착용, 수술의 3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할 때에는 환자의 성별, 만곡의 발생 연령, 성장의 완숙도, 발견 당시 만곡의 각도, 만곡의 유형, 척추체 모양의 변형 등을 모두 참고로 한다. 특발성 측만증은 대부분 척추의 성장이 끝나는 시기인 남자 17세, 여자 15세가 되면 만곡의 진행이 정지된다. 따라서 성장이 끝난 후나 성장이 거의 끝난 청소년기에 발견되는 비교적 크지 않은 만곡은 이후에도 많이 진행되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조기 발견 시에는 보조기 착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문제는 성장이 종료하지 않은 경우다. 서 교수는 31일 “청소년기에는 1~2년 사이 급격히 키가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성장 종료까지 수년이 남아 있는 아이의 경우 만곡이 더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성장이 끝난 후에도 척추의 퇴행성 변화 등의 원인으로 만곡이 아주 느리게 진행할 수 있고, 특히 만곡의 각도가 35~40도 이상이거나 허리 부분에 만곡이 있는 경우에 측만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측만 각도가 20도 이하일 때는 운동을 시키면서 3~6개월마다 관찰, 유연성을 유지해 주면 교정이 가능하다.

다만 측만 각도가 40~50도가 넘어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거나, 심장·폐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특히 50도 이상 과도하게 휘어진 경우에는 성장이 끝나고 어른이 돼도 계속해서 허리가 휠 수 있기 때문에 수술로 휘어진 척추를 교정해야 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휘어진 척추뼈에 나사못을 고정한 뒤 지지대로 끌어당겨 척추를 바로 세워 주고 더 이상 휘지 않도록 한다. 기존에는 수술 부위 전체를 척추를 따라 약 30∼40㎝가량 절개해야 했다. 새로 개발된 수술법은 나사못을 고정하는 위치에 4~5㎝ 정도 2개의 절개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흉터가 이전에 비해 25% 수준으로 줄어들 뿐만 아니라 출혈량도 크게 줄었다. 또 통증이 감소되고 회복속도도 빨라져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