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이제 대놓고 “개성·금강산 재개하라”

“南, 눈치 보며 민망한 행태”
文정부 출범 후 첫 공식촉구

우리민족끼리, 석탄제재 비난

북한 노동신문은 31일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북한이 이를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가로막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5·24 대북제재와 유엔제재라는 안경을 끼고 북남관계를 다루다 보니 제 입으로 말 한마디를 하자고 해도 이쪽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제 팔다리를 움직이자고 해도 저쪽의 기분 상태를 고려해야 하는 등 민망스러운 행태를 보이며 제 스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남북 교류·협력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연동시키는 우리 정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남북 교류협력의 ‘여건’과 관련해 “이를테면 저들은 감나무 밑에 가만히 누워 홍시가 저절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보수패당의 5·24 대북제재조치의 부당성을 곧잘 외워대고 박근혜 역도가 독단으로 폐쇄시킨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격분을 표시하던 현 집권세력이 무엇 때문에 대북제재라는 족쇄에 두 손과 두 발을 들이밀다 못해 북남관계까지 그 틀에 얽어매놓고 있는가”라며 개성공단 재가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자기 민족의 명산을 부감(내려다봄)하는 데 외세의 제재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며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도 요구했다.

올해 1월 이후 여러 차례 진행된 남북 회담에서 북한은 남북 교류협력의 전면적인 확대를 주장했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 특정 사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같은 날 ‘구태의연한 제재압박 놀음에 매달린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북한산 석탄 반입 사건을 계기로 한국 당국이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강조하는 것을 비난하며 “제재와 대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