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 北대표, 직접 ‘종전선언’ 거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47일만에 손 맞잡은 南北 장성 김도균(오른쪽) 남측 수석대표와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31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9차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판문점서 남북 군사회담

당초 北이 이례적 회담 제안
終戰관련 의제화 여부 촉각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의 소장)은 31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제9차 회담에서 남측 언론 보도를 인용해 종전선언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따라 북측이 교착 상태에 빠진 종전선언 논의를 압박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중장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세계와 온 겨레가 판문점을 주시하고 이 회담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며 “심지어 (남측 언론이 회담에 앞서 )‘오늘 북측 대표단은 미국을 흔들다가 잘 안 되니까 이번에 남측을 흔들어 종전선언 문제를 추진하려 한다’고 보도하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 겨레가 그만큼 우리 회담을 중시한다는 걸 알게 됐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북남이 노력하는 데서 군부가 차지하는 몫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남측 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지난 8차 회담 때 안 단장과 합의한 동서지구 군 통신선 정상화, 서해 해상에서의 6·4 합의 복원 등이 차근차근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이행하는 아주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은 지난달 14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제8차 회담이 열린 이후 47일 만이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병력과 장비를 시범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비롯해 DMZ 내 6·25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 DMZ의 평화적 이용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8차 회담 당시 논의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남북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룰지 주목된다.

남측 대표단은 김 소장을 포함해 조용근(육군 대령)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안상민(해군 대령)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 이종주 통일부 회담 1과장, 한석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등 5명이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안 중장을 포함해 엄창남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우리의 중령) 등 5명이 참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