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LG’ 한달… 조용하게 움직이고 과감하게 결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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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이후 공식일정 제로
권영수 2인자 발탁 파격 인사
재단 이사장직 양보 경영집중
계열사들 대규모 투자 잇따라

31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의 ‘정중동(靜中動)’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서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과감한 인사·투자 결정을 연이어 하며 LG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이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이후 회장직에 취임한 뒤 이날까지 공식 일정은 전혀 없었다. 앞으로의 공개일정도 당분간은 없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잠행 속에서도 과감한 결단은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건은 LG유플러스에 있던 권영수 부회장을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발탁한 인사다. 또 구 회장은 이명관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 부사장을 ㈜LG 인사팀장으로 끌어올렸다. 그룹 내에서는 ‘구광모 호(號)’의 사업·인적 재편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 경영상황을 상세히 파악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LG연암문화재단·LG연암학원·LG복지재단·LG상록재단은 전날 이문호 전 연암대학교 총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LG그룹은 전례와 달리 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지 않은 것에 대해 “상당 기간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구 회장 취임 후 계열사들의 잇따른 대규모 투자 발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지난 23일 전남 여수 NCC(납사분해시설)와 고부가 PO(폴리올레핀) 증설 등 고부가 기초 소재 분야 투자로 총 2조8000억 원의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를 투자해 중국 난징(南京)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그간 지연됐던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합작법인 사업을 이달 10일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