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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2일(木)
“생각하는 힘 키워주는 數學… 소통과 통찰도 담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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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수학자 박형주(왼쪽) 아주대 총장과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머튼칼리지 교수가 지난해 1월 경기 성남시 분당의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수학과 삶의 연결’ 강연에서 토크쇼를 하고 있다. 커넥트재단 제공

박형주 아주대 총장· 김민형 옥스퍼드대 교수 대중서 펴내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인연
함께 세계적 수학자 반열 올라

말랑말랑 피부에 와닿게 표현
‘세상·학문 연결하는 끈’ 강조
수학전공자들엔 자극과 격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4차산업 혁명기를 맞아 수학의 영향력이 커진 시대. 한국 수학계를 대표하는 박형주 아주대 총장과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머튼칼리지 교수가 ‘생각하는 힘’으로서의 수학을 다루는 대중서를 약속이나 한듯 이번 주에 각각 펴냈다. 박 총장의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해나무)와 김 교수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이다. 두 책은 ‘어떻게 생각의 힘을 키울 것인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비슷한 부제가 각각 붙었다.

두 수학자는 서울대 1982학번 동기로 오랜 ‘절친’이다. 현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국제수학연맹(IMU) 총회에 참석 중인 김 총장은 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각기 물리학과와 수학과를 다녔지만, 대학 시절부터 오랜 만남을 가졌다”며 “내가 일방적으로 배우는 관계여서, 물리학을 전공하다가 미국 유학 시 수학으로 전환하는데 일부 책임이 김 교수에게 있다”고 ‘농반진반’을 했다. 방학을 맞아 자신이 석학교수로 있는 서울 고등과학원(KIAS)의 세미나 등을 위해 고국을 찾은 김 교수는 “대학 때 만난 박 총장은 햇볕 아래 모든 것을 이미 읽은 것 같았고, 내가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알려졌다시피, 박 총장은 한국에서 처음 열린 2014 세계수학자대회(ICM) 조직위원장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후 한국인 최초로 IMU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차남인 김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에서 개교 이래 첫 조기졸업을 한 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유래된 산술대수 기하학의 고전적인 난제를 위상수학의 혁신적 방식으로 해결해 세계적 수학자 반열에 올랐고 옥스퍼드 정교수가 됐다.

자신의 책 출간을 앞두고 김 교수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 출간 소식을 접해 간략한 추천사를 썼다는 박 총장은 “수학자 김민형은 음악과 문학, 생물학과 물리학을 넘나들며 논쟁을 즐기는 이 시대의 보편가(universalist)”라면서 “내 책이 자전적 요소를 담아 말랑말랑하다면, 김 교수의 책은 단단하다. 그의 글은 평이한 단서에서 출발해 깊은 수학적 통찰로 이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책에서도, 동네 산에 천 번 오른 사람이 에베레스트 한 번 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 못 하듯, 얕은 생각만 반복해서는 생각의 깊이에 다다르기 힘듦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수학자 박형주는 항상 수학과 인간, 사회의 관련성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고, 수학의 미래와 그것이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관해 비전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는 박 총장의 글에 대해 “폭넓은 어휘와 예술적 문장, 동양 고전에 대한 지식과 유머 감각이 빛나며, 나의 건조하고 단단한 글과 비교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나온 두 수학자의 책은 수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자극과 격려를 전하고, 다른 학문을 하는 이들에게도 어느 분야든 꼭 필요하고 익혀야 할 수학적 사고와 통찰에 대해 피부에 와 닿게 들려준다. 박 총장의 책은 미국 유학 중 군(軍) 복무의 긴 공백 탓에 공부가 뒤처지고 장학금마저 끊겨 좌절할 뻔했지만, 너무 우연히도 순수수학을 통해 전자공학의 난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잡아 위기를 돌파한 개인사를 들려주며 수학이 세상 혹은 다른 학문과 연결되는 문제에 대해 다룬다. 책은 “지금 시대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고 이것을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들을 연결하는 능력,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며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사고 능력을 확장시켜 온 수학이라는 장대한 세계에 관한 7개의 강의를 풀어놓은 김 교수의 책에 대해 저자 자신은 “수학의 다른 측면, 특히 물리학 및 수학과의 관련성을 전달하려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문답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자연과학과 공학뿐 아니라 사회학과 경제학, 인문학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점점 활용되고 있는 수학적 방법론, 그 바탕이 되는 수학적 이해력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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