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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2일(木)
집권 2년차 ‘착각’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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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권 전국부장

어느 대통령이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취임 초기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고, 임기가 지날수록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착각과 자신이 소통의 대가이거나 적어도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권력과 인간 본성의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고, 카리스마가 강한 대통령일수록 더 쉽게 더 깊게 착각에 빠진다. 탈권위적인데다 소통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문재인 대통령이라 해도 1년 이상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지지율과 야당다운 야당의 부재, 도덕적 이상주의와 강력하지만 배타적인 지지층, 촛불 혁명의 바람 등은 착각에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탈원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재정 지원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등 주요 정책을 밀어붙였다. 반대와 반발, 부작용이 속출했지만, 개혁의 고충에 따른 원론적 당위론을 내세우는 문 대통령을 보면서 이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집권 2년 차 착각 증후군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퇴근길 서민과 호프 미팅을 했다. ‘청와대에 갇혀 살지 않는 대통령’이란 대선 때 약속을 지키며 현장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에게 “구조적 개혁은 참 힘들다. 과거에 주5일 근무제 했을 때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호소했지만 그런 어려움을 딛고 결국은 우리 사회에 다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힘든 줄 알지만 ‘좋은 일이니 그냥 참아라’라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스트레스로 탈모증을 앓는 50대 편의점 주인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우리도 촛불을 든 국민입니다. 인건비가 올라 힘드나 보다가 아니라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TV를 켜면 대통령은 항상 웃고 있어요.”

지난달 17일 해병대 마린온 헬기가 추락해 5명의 부대원이 사망한 사고에 대한 청와대의 첫 반응도 뜨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고 다음 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리온(마린온 헬기 원형)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나라를 지키러 군에 간 생때같은 아들과 집안의 가장이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는데, 청와대가 애도를 표하기는커녕 사고 헬기의 성능 자랑을 내놓았으니, 영결식장에서 김현종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이 쫓겨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탈원전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우려와 부작용이 들끓으면 한 번은 되짚어보는 것이 상식이거늘 적폐들의 반항 정도로 보는 것 같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6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실시한 직무 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고 답한 긍정 평가자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소통 잘함과 국민 공감 능력’(18%)을 가장 많이 꼽았다. 1년 뒤 같은 기관이 같은 응답층을 대상으로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소통 잘함과 국민 공감 능력’을 꼽은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이 걸었던 불행한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착각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눈을 흐리게 하고 귀를 속이는 각료와 참모가 있다면 이참에 교체하고 득보다 실이 많은 정책은 대폭 수정하거나 아예 폐기해야 한다. ybk@
e-mail 유병권 기자 / 전국부 / 부장 유병권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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