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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3일(金)
“조선 독립투쟁 출발점 ‘조명하 義士 의거’ 세상에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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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상호 타이완 슈핑과학기술대 교수,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조영환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김주용 원광대 교수. 호사카 유지 교수 제공
‘의거 90주년’ 조명하 義士 연구회장 맡은 호사카 교수

日 황족 처단 유일 독립운동가
이봉창·윤봉길 의거로 이어져
그간 알려지지 않은 것 놀라워


1928년 5월 14일 23세의 조선 청년은 대만 타이중(臺中)시 도서관 앞에 모인 일본인 환영 인파 속에 몸을 숨겼다. 오전 9시 50분 일본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장인이자 왕족이며 현역 육군 대장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久邇宮邦彦王)가 대만 주둔 일본군을 사열하기 위해 나타나자 청년은 그의 목을 향해 독이 묻은 칼을 던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청년은 같은 해 10월 10일 타이베이(臺北)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청년이 던진 칼을 맞은 구니노미야는 결국 독이 퍼져 다음 해 1월 사망했다. 청년은 이날의 의거로 일본 왕족을 처단한 유일한 독립운동가로 남았다.

조명하(1905∼1928) 의사 이야기다.

“조 의사의 의거가 방아쇠가 돼 이후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잇따른 의거로 이어졌습니다. ‘조선을 자유 독립 국가로 승인한다’고 결의한 1943년의 카이로 선언도 독립투쟁이 뒷받침된 끝에 나올 수 있었죠. 오늘날 대한민국의 출발점이 된 사건이지만 여태 우리는 그에 대해 너무 몰랐습니다.”

의거 90주년을 맞아 설립된 ‘조명하 의사 연구회’ 초대 회장에 취임한 호사카 유지(保坂祐二·62) 세종대 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의사의 의거를 두고 ‘사실상 대한민국이 시작된 날’이라고 표현했다. 호사카 교수는 “‘대만 타이중 의거’가 발생한 지 9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조 의사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점이 많아 아쉬운 마음”이라며 “어떠한 조직이나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홀로 의거를 일으킨 그의 독특한 일생과 사상을 좇아 연구해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과거에는 나 역시 조 의사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전공분야인 ‘20세기 초 일본제국의 대만 식민지 지배 정책’에 대해 연구하던 중 조 의사에 대해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갖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의거가 대만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지만 이 일로 일본은 큰 충격을 받은 게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당국이 한 달 넘게 피습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외부에 공개하지도 못했을 정도로 일본 제국주의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독립 이후 세계 굴지의 경제 대국이 됐지만, 아직도 국가 정체성을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독립 운동사에 대한 조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되찾고, 튼튼한 나라로 가는 길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달 발족한 연구회에는 호사카 교수 외에도 조 의사의 장손인 조경환 씨와 김주용 원광대 교수,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 호사카 교수는 “대만 현지 교민들의 노력으로 지난 5월 타이중시의 협조를 얻어 의거 현장에 조 의사의 행적을 알리는 동판을 달 수 있었다”며 “타국 땅에서도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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