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大入개편 기어이 ‘非전문가 설문’ 기댄 文정부 무책임

문재인 정부가 2022학년도 대입(大入) 제도 개편을 기어이 ‘비(非)전문가 설문조사’에 기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는 4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절대다수가 지지한 안은 없고, 1안과 2안이 상대적 다수의 오차 범위 안에 들었다’는 내용의 시민참여단 490명의 선호도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을 교육부가 조만간 제출받아 이달 말에 확정할 예정이지만, 문 정부의 무책임·무능이 더 적나라해졌다.

대입 제도의 설계와 판단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수다. 단기간에 역량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시민참여단이 대입 제도와 개편 시나리오에 대한 첫 설명을 들은 것은, 서울·광주 지역의 경우 지난 7월 14일 ‘1차 숙의(熟議) 토론회’였다. 부산·대전 권역은 그 다음 날 열렸다. 7월 27일부터 2박 3일 합숙하며 2차 토론회를 마친 직후 마지막 설문조사를 하기까지도 시나리오 각각에 대한 이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참여자가 많았던 것은 당연하다.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공감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한 참여자도 있었다.

교육부→국가교육회의→산하의 대입개편특위→공론화위로 이어진 하청(下請)·재하청·재재하청 식부터 정상적 정부에선 있을 수 없는 발상이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전문가들 의견대로, 대학 자율성 대폭 확대와 교육 경쟁력을 기본으로 삼은 대입 제도로의 개편이 책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