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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6일(月)
‘타수 지키자’ 전전긍긍… 방어적인 샷 하다 실수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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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자가 더 불안하다

따라오는 골퍼보다 더 긴장
초조함에 소극적인 플레이
뒤쫓는 선수는 공격적인 샷
과감한 플레이로 ‘역전’도

美 전설적인 골퍼 샘 스니드
심리적 위축으로 우승 반납

경쟁이 치열하고 힘들수록
여유있는 마음 가짐이 중요


다 이긴 경기에서 역전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쟁자가 잘해서 역전패할 때도 있지만, 어이없는 실수나 스스로 무너지는 탓에 지곤 한다. 평소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 실수다. 주말골퍼든 프로든 전반 홀이나 최종라운드 전까지 펄펄 날다가도 후반 홀이나 최종 라운드에서 죽을 쑤고, 때로는 마지막 두세 홀을 남기고 주저앉는다. 허무하게 승리를 내주는 건 대부분 긴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이 가까워질수록 긴장감은 더 커진다.

문제는 앞서고 있는 자와 추격하는 자 중 누가 더 긴장하느냐다. 대개는 앞서고 있던 선수가 더 긴장한다. 그 이유를 행동경제학자들은 사람의 경제적인 행동으로 설명한다.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할 때 이른바 ‘손실기피(loss aversion)’ 현상을 보인다. 손실기피란 손실에서 오는 불쾌감이 같은 크기의 이득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는 걸 가리킨다. 예를 들어 10만 원이 생길 때의 기쁨보다 10만 원을 잃었을 때의 불쾌감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진 자가 조금의 손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벌벌 떠는, ‘자린고비’ 같은 행동을 보인단다.

이런 현상은 골프, 축구, 야구 등 모든 스포츠에서 일어난다. 모든 것이 같은 조건에서 ‘버디 퍼트를 남긴 집단’과 ‘파 퍼트를 남긴 집단’을 비교했을 때 성공률은 파 퍼트를 남긴 집단이 훨씬 높다는 실제 실험 결과도 있다. 그리고 파 퍼트 집단은 홀을 지나가게 퍼팅하지만, 버디 퍼트 집단은 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손실이 예상되는 집단은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만 이익이 예상되는 집단은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동을 취한다는 걸 뜻하는 셈이다.

앞서던 선수는 가능한 한 안정적이면서 방어적인 샷을 하지만 추격하는 선수는 공격적인 샷을 한다. 그래서 기어코 역전을 당하거나, 역전시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지난 6월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박상현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1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리던 이성호는 생애 첫 승에 대한 부담감에 짓눌려 막판 퍼팅 난조에 빠지면서 무릎을 꿇었다. 1m도 채 안 되던 12번 홀 파 퍼트와 14번 홀에서 1.5m 보기 퍼트를 놓친 게 뼈아팠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최다승(82승)을 자랑하는 미국의 전설적인 골프영웅 샘 스니드(사진)는 1939년 필라델피아의 스프링 밀 골프장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마지막 날 17번 홀까지 1타 앞섰지만 바이런 넬슨 등 추격자 3명에게 쫓겼다. 스니드는 어려운 18번 홀에서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이 가능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에 그는 마지막 홀에서 계산착오에 빠졌다. 17홀까지 동점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18홀에서 버디를 해야 이기는 줄 알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려고 무리하게 스윙하다 벙커에 공을 빠뜨렸다. 그는 이미 평정을 잃었고, 트리플 보기를 범해 5위로 내려앉았다. 훗날 그는 “그 대회 후 체중이 10kg 줄었고 머리는 다 빠졌다. 잊으려 하다가도 화가 치밀어 신경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앞선 선수가 더 불안해지는 것은 가진 자의 심리와 같다. 가진 자가 잃을 것을 걱정하듯이 앞선 선수는 지키기에 급급하다. 조그마한 손실에 예민해지고 초조해진다. 이런 심리상태라면 더 잃을 수밖에. 경쟁이 치열할수록, 생활이 팍팍할수록 넉넉한 마음과 여유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난한 자가 손실을 보면 남아있는 것이 없지만, 가진 자는 어느 정도 손실을 보더라도 여전히 남아 있으니. 손실에 초조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 아니라 손실을 보더라도 뭔가를 시도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뒤따라오는 선수는 타수를 잃으면 아예 희망이 없어진다. 반면 앞선 선수는 타수를 잃더라도 동률이 돼 연장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다.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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