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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6일(月)
AI를 인류 동반자로 삼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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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경제산업부 부장

우리나라 이공계 인재의 산실인 카이스트가 최근 인공지능(AI)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국방AI융합연구센터를 개소하겠다고 4월 발표하면서다. 소식을 접한 호주의 교수가 전세계 AI 연구자 50여 명과 “연구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공동성명을 냈다. 깜짝 놀란 카이스트는 총장 명의의 해명 이메일을 돌려 일단 오해는 풀고, 문제의 교수도 초청해 6월 국내에서 ‘AI 길들이기-공학, 윤리, 정책’ 국제 행사까지 열었다. 군병력 감축에 따른 경계나 작전 판단 등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려다가, 외부에서 이를 대량살상 AI 무기 개발로 오인해 생긴 혼선이다. 2년 전 알파고 쇼크 이래, 급성장 중인 AI의 미래를 놓고 그 명과 암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었던 전화위복이 됐다. 해외에서도 구글 직원이 미 국방부와의 무기성능 향상 AI 프로젝트를 거부하는 등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AI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곧 도래할 4차 산업혁명 사회의 핵심 철학이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은 곁가지에 불과하다. AI가 두뇌라면 다른 기술은 눈·코·입·귀 같은 감각기관이나 손발처럼 신체 부위 역할에 그치기 때문이다. 사실 과학자들은 AI 의인화 비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과 용어로 접근해야 하는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온다는 이유에서다. 인공지능, 달리 말해 기계지능은 인간지능과 다르다. 그러나 이제 ‘지능’을 생물 만의 좁은 개념에서 AI를 포괄하는 광의로 확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주장이다. 심지어 의인화를 넘어 ‘생명’의 정의도 탄소유기화합물로 이뤄진 동식물과 미생물에서 무기화합물, 즉 AI까지 포함한 것으로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맥스 테그마크 미국 MIT 교수가 저서 ‘라이프 3.0’에서 제시한 견해다. 복잡한 내용은 생략하고 두 가지 쟁점만 소개한다. 첫째, AI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둘째, AI는 노예인가 동반자인가.

AI의 미래를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로 보는 전망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낙관론자다.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대표적 비관론자다. 앞서 소개한 AI 군사 무기가 무분별하게 도입되면 핵무기보다 위험하다는 것이다. 둘 다 일리가 있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시티는 장밋빛 미래다. 제3차 대전은 암울한 종말론이다.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AI가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 인류사에 없던 가장 큰 기회와 도전이란 데는 양쪽이 동의한다. 그렇다면 AI는 명령을 받는 도구에 머물까. 즉, 고대 노예나 가축처럼 부릴 수 있는 존재로만 여겨도 될까. 그렇지 않다는 게 대체적 흐름이다. 기계지능은 현재 특정 분야에서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 과정은 모르지만, 인간보다 더 나은 과거 분석과 미래 예측을 내놓는다. ‘특정’ 분야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과 판단을 공유할 수 있는 설명가능(Explainable) AI, 협업가능 AI로 기술을 발전시켜 친구로 삼자는 논의로 흘러가고 있다. 악마로 변하기 전에 통제장치를 만들자는 주장도 있다. 한 달 후 세계적인 AI 전문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러 한국에 온다. AI와 인류의 미래가 몹시 궁금해진다.

nosr@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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