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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6일(月)
暑赦德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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暑赦如聞降德音 一凉歡喜萬人心(서사여문강덕음 일량환희만인심)

더위를 면해주는 것이 마치 죄를 감해주는 조서를 듣는 것과 같아 한 줄기 시원함이 만인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구나.

송나라 말기에서 원나라 초기에 활약했던 시인 방회(方回)의 시 ‘입추(立秋)’의 첫 구절이다. 입추는 대서(大暑) 다음에 오는 절기로 가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아직 말복이 남아 있어 더위 기세가 여전한데도 이 시기를 가을의 문턱이라고 여기는 것은 더위의 맹위가 잠시나마 꺾이면서 그 틈새로 약간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라 봤기 때문이다. 이 시에는 고대의 형법 용어가 자주 나온다. ‘사(赦)’는 죄를 사면해준다는 뜻이고, ‘강(降)’은 사면보다 한 단계 아래의 용어로 죄를 경감해준다는 뜻이다. 그리고 ‘덕음(德音)’은 직역하면 덕스러운 소리라는 뜻인데 임금의 조서를 가리키기도 한다.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없었던 옛날에는 사나운 더위가 마치 견디기 힘든 형벌과 같았을 것이다. 시인은 입추가 돼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많은 사람이 잠시나마 시원한 바람에 기뻐하는 것을 마치 온 백성이 지독한 형벌 속에서 허덕이다가 임금이 내린 감형의 조서를 듣고 환희작약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다.

요 며칠 기록적인 폭서가 계속되고 있다. 여러 가지 문명의 이기로 인해 옛날보다는 더위를 견디기가 조금 나아졌지만, 한편으로는 바로 그 문명의 이기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더위를 더욱 사납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좋은 문명의 이기가 있다 해도 지구의 균형이 깨지면 이 땅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자각해야 한다. 내일이 입추다. 비록 많이 망가져 버린 지구지만 아직은 절기의 힘이 남아 있어 잠시나마 더위를 꺾고 한 줄기 시원함을 보내줘 더위에 지친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를 기원한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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