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캐나다와 신규 무역 및 투자거래 동결키로

캐나다 시민권 여성운동가 석방 촉구하자 내정간섭 비난

캐나다 외교부가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여성운동가 석방을 촉구하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내정간섭을 이유로 양국 간 신규 무역 및 투자거래를 동결키로 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6일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5일 성명을 통해 주사우디 캐나다 대사에게 24시간 이내에 사우디를 떠날 것을 명령했으며 캐나다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이는 앞서 캐나다 외교부가 사우디에 수감 중인 인권운동가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사우디 정부는 성명에서 “사우디는 내정간섭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국가안보를 저해하고 적국과 공모한 혐의로 여성운동가 수십 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사마르 바다위(36)를 체포했다. 바다위는 자신이 원하는 남성과 결혼을 막은 친아버지를 고소하고 여성 운전 허용을 주장하는 등 사우디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이후 풀려났으나 바다위는 여전히 수감 상태다.

캐나다 외교부는 바다위 수감에 대해 3일 트위터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그들(여성운동가들)과 모든 평화적 인권운동가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사우디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측 성명에 발끈한 사우디 정부는 “캐나다 외교부가 성명에서 ‘즉각 석방하라’고 표현한 것은 국가 간 관계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비난받아 마땅하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와 캐나다 간 교역 규모는 32억3000만 달러(3조6273억 원)에 이른다.

김남석 기자 nam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