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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7일(火)
“번역 잘못”… 무릎 꿇은 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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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의 차이” 입장서 후퇴
관객에 지적받은 7곳 수정
자막 바꿔 다운로드 서비스


지난 4일 일본행 비행기에 탄 직장인 김모(39) 씨. 지난 4월 극장에서 재미있게 봤던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트 워’(사진)가 기내 서비스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 비행 내내 다시 보며 무료함을 달랬다.

상영 당시 오역 논란에 휩싸였던 몇몇 장면의 자막이 수정된 것을 본 김 씨는 “사소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의 의미가 달리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자막에 의존해 영화를 이해하는 관객들에게 오역은 꽤 치명적인 실수였고, 이 영화의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오역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어벤져스:인피니트 워’는 각 항공사 스트리밍 서비스뿐만 아니라 지난달 31일부터 주문형 비디오(Video On Demand·VOD) 및 다운로드 서비스가 시작되며 도마에 올랐던 장면의 자막이 일제히 수정됐다. 국내에서 1121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린 터라 대중은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바로잡힌 자막을 비교해 올리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상영 당시 배급사 측이 오역 논란이 불거지자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해석과 해설의 차이”라며 “자막 수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냈던 것과는 달리 언론과 여론이 지적한 대로 자막을 바꿨기 때문이다.

자막이 수정된 곳은 총 7곳. 특히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갖고 있던 스톤을 악당에게 건넨 이유를 묻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We are in the end game now”라고 말하는 대목은 영화상에서 “이젠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됐지만, VOD 버전에서는 “이제 최종 단계야”로 수정됐다.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는 의미로 한 말이 싸움을 포기한다는 것으로 잘못 읽히며 영화의 흐름을 전혀 다르게 알려줬다고 지적받은 부분이다.

또한 영화 말미에 등장한 닉 퓨리(새뮤얼 L 잭슨)가 “mother fuxxxx”이라고 말꼬리를 흐리는 장면도 극장판에서 “어머니”라고 번역해 웃음을 샀지만, 이번에는 “이런…”으로 수정됐다. 이 외에도 캡틴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가 “We don’t trade lives”라고 말한 장면의 자막은 “모든 생명은 소중해”로 바뀌었다. 영화 상영 당시에는 “친구를 버릴 수 없다”고 써 공적 정의를 추구하는 캡틴아메리카의 성격에 맞지 않는 의역이라고 뭇매를 맞았다.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오역 논란은 대중이 적극적으로 대중문화를 소비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가는 건강한 비판의 예라 할 수 있다”며 “영화의 부수적인 부분으로 치부되던 자막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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