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 바닥난 한국당… 서울시당·여연 사무실도 이전

중앙당사로 옮겨서 통합 운영
黨대표실 없애고 활동비 감축

자유한국당이 혹독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서울 여의도에 흩어져 있는 서울시당과 여의도연구원 사무실을 없애고 이를 영등포 중앙당사로 이전해 통합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또 한국당은 중앙당사에 있던 당 대표실을 없애는 한편 당 대표 활동비도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서울시당과 여의도연구원 사무실을 오는 9월까지 중앙당사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2개 층으로 이뤄진) 중앙당사는 앞으로 한 층은 서울시당과 여의도연구원 사무실로, 다른 한 층은 교육 장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비용 절감을 위해 여의도 한양빌딩에 있던 당사를 영등포 우성빌딩으로 옮긴 바 있다.

한국당은 서울시당 등이 중앙당사로 입주하면 공간이 더욱 협소해지는 만큼 당 대표실도 없앤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당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국회에 있는 당 대표실을 집무실로 활용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의 활동비도 대폭 감축됐다. 김 위원장은 전날(6일)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당은 규모가 제법 큰 정당이니 ‘재정적으로 잘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위원장직을 맡은 뒤 가장 놀란 것이 당 재정 상황”이라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실·국 운영비는 물론 당 대표 활동비도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재정 상황이 이처럼 악화한 것은 잇단 선거 참패로 당의 주요 수입원인 당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 패배 후 당 외연 확장을 위해 책임당원 최소 당비를 월 2000원(6개월 이상)에서 월 1000원(3개월 이상)으로 줄인 것이 당 재정난 심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당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앞으로 지방당사도 통폐합 작업 등을 통해 운영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