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難局’에 애국주의 꺼낸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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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다이허 회의 개막

올 핵심 주제 ‘경제위기 극복’
국가에 대한 봉헌 정신 강조
시진핑 1인체제 균열도 대응

기차역·도로 봉쇄 철통 경계

중국 전·현직 지도부들의 비공식 연례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1인 체제’ 균열 조짐과 미·중 무역전쟁의 타개를 위해 애국주의를 돌파구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최대 이슈로 떠오른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대응책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시 주석은 애국심을 통한 국민 단결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화통신은 전일 시 주석이 “우리는 애국 봉헌 정신을 앞장서 제창함으로써 이러한 정신이 신시대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가치 추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 장쑤(江蘇)성 관윈(灌雲)현 카이산다오(開山島) 민병 초소에서 32년간 해안 방위를 위해 근무하다가 질병으로 사망한 왕지차이(王繼才) 초소장을 기리면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시 주석은 “왕 동지는 절해고도에서 오직 국가에 대한 봉헌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각급 조직은 왕 동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적극적으로 실제 문제의 곤란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조만간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 베이다이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경계가 최고 수위에 이르렀다. 베이다이허역 1번 플랫폼은 시 주석이 타고 올 전용 열차를 위해 올해 초부터 다른 열차는 정차하지 못하게 했으며, 최고 경계 태세 유지를 위해 철로 위에는 200m마다 보초가 세워져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또한 이달 중순까지 무인기(드론) 등 저공 비행체의 비행이 금지됐으며, 베이다이허 해변을 낀 3㎞의 도로도 봉쇄됐다. 이처럼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지난 주말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인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과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중국과학원 및 중국공정원 원사(院士) 등 전문가 62명과 만나 좌담회를 가지면서 시작됐다.

올해 회의는 무엇보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중국 경제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려 전직 지도부의 조언을 바탕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중국 국내외 언론들은 분석했다. SCMP는 “지난주 열린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명시적으로 무역 분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제 불확실성을 지도부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