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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7일(火)
서울과 워싱턴의 北核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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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워싱턴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기념선물로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라는 글자가 새겨진 놋수저를 선물했다. ‘We go together’는 6·25전쟁 당시 백선엽 장군이 맥아더 장군을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뒤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구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 한국과 미국에서 체감한 양국의 대북 정책은 이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보폭 차이가 컸다.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뒤 접한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한반도 관련 언급과 조치들은 온통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해 나간다는 것들이었다. 한국 정부가 장성급 회담과 체육회담, 적십자회담, 철도분과회담 등 각종 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경협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일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 사실을 지적한 데 이어 4일에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위한 외교·경제적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3일 러시아 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 북한계 러시안 1명에 대해 독자제재를 가했다. 미 정부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이들에 대한 유엔 제재 대상 지정도 요청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의원과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의원 등은 3일 추가 대북 제재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등 최대 압박 정책 지속을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북한이 한국전 사망 미군 유해를 반환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등 미·북 대화 경색 국면에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더욱 강경한 자세로 가고 있다. 이는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4가지 합의 사항 중 미·북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국전 전사자 유해 반환 등에는 속도를 내면서도 가장 중요한 비핵화 조치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평가에는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 지적처럼 북한이 핵보유국을 명시한 헌법을 개정할 움직임이 없는 것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경제개발 자금 지원 요청을 할 의사를 보이지 않는 것 등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다. 핵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 부흥을 이루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에서 최소한 이러한 일들과 관련된 움직임은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풍계리 핵 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한국 정치권 일각의 평가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30년간 온갖 술수를 써가며 핵을 개발해온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려면 한국과 미국은 ‘이인삼각’ 식으로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지금처럼 다른 보폭으로 가거나 심지어 반대 방향으로 가면 북한 비핵화는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핵을 든 북한이 두려워하는 방향으로 한국과 미국이 같이 가야 핵을 포기한 북한을 만날 수 있다.

suk@
e-mail 김석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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