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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7일(火)
大入, 획일성 버리고 자율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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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필자는 대학입시처럼 전국의 중·고등 교육과정과 직결된 현안에 대해서 공론화 방식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국가교육회의 대학입시개편 공론화위원회는 4개의 시나리오 중 2개 대안을 놓고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나 어느 안도 선택하지 못했다.

7일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 역시 공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에 이송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 권고안을 발표했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다시 교육부로 넘어갔다. 물론 국가의 교육현안 가운데서 이해관계가 가장 복잡하게 얽힌 대학입시와 관련해 시민들이 숙의 과정을 통해 학습할 수 있었지만, 지난 1년 동안 2022학년도 대학입시를 치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안겨준 혼란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우선, 4개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 정시모집 비율이 늘면 계층·지역·학교 간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는 주장과 학생부종합전형이 중심이 되는 수시 비율이 높으면 부자에게 특혜를 주고 학교·부모·교사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매우 불공정한 입시가 된다는 주장 모두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또한, 교육선진국의 대세가 절대평가라는 주장과 객관식 문제 풀이로는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없다는 주장, 그리고 수능의 변별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주장에도 매우 복잡한 전제조건 등을 고려하면 항상 옳은 주장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계를 지금 당장의 대입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수능 평가 방법으로 확대하게 되면, 과목 수를 줄이고 절대평가 과목을 확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는 데는 전문가 그룹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 현재와 같이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을 대입 수능에서 다뤄야 하고 한 문제를 맞고 틀리는 것으로 해서 대학 입시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은 결코 좋은 대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선 이론(second best theorem)이라는 것이 있다. 여러 가지 개혁 조치를 추진할 때 비합리적인 측면들을 점차로 제거해 나가는 점진적 접근법(piecemeal approach)이 때때로 예기치 않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모든 비합리성을 일거에 제거하지 않고 그중 일부만을 제거한다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사회의 상황이 예전에 비해 더 못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여러 현상적인 문제점을 이유로 대학 입시를 바꾸려 하나 학벌사회와 대학 간의 현격한 격차가 있는 현실에서 부분적인 개편 노력이 더 나은 제도가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는 실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전국적으로 획일적인 개편안을 도출하려는 시도보다는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을 구분해 국립대학에는 고교 학생부 평가 방법 등 국가교육회의에 위탁된 대학입시 개편안을 우선 적용하고 사립대학들에 대해서는 특정 전형에 과도하게 치우쳐 학생의 전형 선택권이 제한되지 않는 선에서 대학 자율을 보장하는 방안이 어떨까.

교육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의 여러 선진국도 다양한 방식의 입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정도는 국립과 사립이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립대학의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더욱더 차별화 대안이 적용될 여지가 많다.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대입 제도 개편안을 적용해 보고 사립대학에는 선택권을 주는 방식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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