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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8일(水)
폭염에…바나나·망고·파파야 경북서도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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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경남 함안군 법수면 윤내리 시설하우스에서 농장주 하석봉 씨가 주렁주렁 열린 망고를 살펴보고 있다.

- 한반도 아열대 작물 확산

폭염에 잘자라는 바나나·망고·파파야 등 20종
경북까지 확산… 재배면적 428㏊ 2년새 18%↑

경남 함안 애플망고 등 3종
2012년 들여와 올 첫 출하
포항선 바나나·패션푸르트
경북 재배면적 30㏊ 넘어서

과일 8종·채소 12종 보급
외국산보다 맛·품질 뛰어나
신선도·가격 경쟁력도 월등

사과·복숭아·인삼·배추 등
고유과일·채소 생산은 급감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반도가 큰 기후 변화를 겪고 있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온대성 기후대에 위치해 사계절이 뚜렷하다. 하지만 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으로 2080년에는 한반도 면적의 60% 이상이 아열대 기후에 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와 온대 사이인 아열대 기후 징후는 농업에서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애플망고, 패션푸르트, 멜론, 용과 등 아열대 과일 재배가 남부지역에서 흔한 일이 됐고 경북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경북에서 재배가 시작된 바나나는 높은 기온과 일조량 덕에 쑥쑥 자라고 있다. 베트남, 인도 등에서 묘목을 들여와 키우고 있는 애플망고도 뿌리를 내려 수확이 한창이다.

지난 7일 경남 함안군 법수면 윤내리 하석봉(57) 씨의 시설하우스에선 사과를 닮은 애플망고와 길쭉하고 두툼한 물외처럼 생긴 개량 망고가 익어가고 있었다. 30여 년간 육묘장을 운영한 하 씨는 지난 2012년 인도, 태국, 베트남, 일본에서 묘목 7종을 들여와 망고 농사에 도전했다. 그는 5000여㎡의 시설 하우스에 망고나무를 재배해 7년 만인 지난 6월 10일 첫 출하의 기쁨을 맛봤다. 하 씨가 수확한 망고종 중 베트남 산악지역에서 들여와 자체 개량해 자신이 이름 지은 ‘황금키위망고’는 당도가 21브릭스(딸기 9.3∼9.6브릭스)에 달하고 맛과 향, 식감이 풍부해 시장 반응이 뜨겁다.

하 씨는 “해외에서 들여온 7종 중 우리 기후와 토양, 기호에 맞는 3종만 선발해 재배하고 있다”며 “남부지방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난방비 등이 많이 들지 않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 맛이 뛰어난 망고를 재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 씨가 망고 재배에 성공하자 인근 강철수(72) 씨 등 함안지역 3개 농가가 올해 망고 농사에 뛰어들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에 사는 한모(43) 씨는 지난 3월 비닐하우스 0.25㏊에 바나나 묘목 400여 그루를 심었다. 그는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올겨울 바나나가 열리면 내년 4∼6월 출하할 예정이다. 한 씨는 “포항은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아 바나나가 쑥쑥 크고 있다”며 “열대과일 수요가 늘어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북 도내 아열대 작물은 지난해 말 기준 30㏊에 걸쳐 재배하고 있다. 재배 아열대 작물은 망고, 바나나, 파파야, 패션푸르트 등 다양하다. 도는 시장 개방에 따른 수입 과일 증가와 기후변화에 대응,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과실 생산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17억 원을 들여 26㏊에 걸쳐 블루베리, 체리, 패션푸르트, 무화과 등 아열대 작물을 보급했다.

연평균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남에서도 애플망고가 2015년 1.1㏊에서 지난해 5.9㏊로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냈다. 커피는 같은 기간 1.3㏊에서 2.87㏊로, 파파야는 1.5㏊에서 1.7㏊로 늘었다. 전남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올리브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주모(61) 씨는 올해 고흥군 과역면 2㏊의 노지에 올리브나무 묘목을 심어 하반기에 잎을 수확해 차를 만들 생각이다. 내년에는 100∼200㎏가량의 올리브 열매를 수확해 가공한다는 계획이다. 주 씨는 “전남 해안가에 올리브 나무 재배가 가능해 훌륭한 소득 작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재배 아열대 작물은 외국산과 비교해 신선도와 맛, 품질에서 뛰어나 소비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망고만 보더라도 외국산은 식물 검역상 75도에서 30분간 증열 처리 후 영하 4∼2도에서 냉동 저장해 수입하기 때문에 향기가 없고 과육이 붕괴돼 저장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는 국내산이 신선도와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바나나도 외국산은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수입하지만, 국내산은 충분히 익은 후에 수확하기 때문에 맛이 더 좋다. 특히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점도 농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제주에서 감귤 농사를 짓다 2015년 바나나(3960㎡)와 파파야(1329㎡)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 김모(52) 씨는 지난해 4억 원가량의 소득을 올렸다.

이런 장점 때문에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농촌진흥청 온난화 대응농업연구소에 따르면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은 2015년 362㏊에서 지난해 428㏊(생산량 8780t)로 18% 늘었다. 농진청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총 50종의 아열대 작물을 도입해 우리 환경에 맞는 작물 20종을 선발, 재배기술을 보급한 것이 아열대 작물 재배 확대에 한몫했다. 농진청의 선택을 받은 아열대 작물은 과수의 경우 망고, 패션푸르트, 용과, 올리브, 파파야, 아테모야, 구아바, 훼이조아 등 8종이다. 채소는 오크라, 삼채, 여주, 공심채, 강황, 사타우, 얌빈, 게욱, 롱빈, 아티초크, 인디언시금치, 차요테 등 12종이다. 농진청은 재배 기술개발이 완료된 작물을 위주로 작목과 재배기술, 활용방법을 패키지화해 보급할 계획이다.

시·군농업기술센터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새로운 아열대 소득 작물을 찾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경남 거제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시설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게욱과 차요테 시범재배에 성공해 재배기술 전수에 나섰다. 전남 화순군도 최근 신소득 작물로 동남아시아가 주생산지인 ‘모링가’를 노지에서 시험 재배하고 있다. 현재 아열대 채소 재배면적이 많은 곳은 전남(81.9㏊)과 전북(81.2㏊)이고, 아열대 과수 재배가 많은 곳은 제주(41.4㏊), 전북(25.7㏊), 경북(9.2㏊) 등이다.

한편 아열대 기후 확산으로 고랭지 배추와 인삼, 사과, 복숭아 등 우리나라 고유 과일·채소의 생산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2017년 이상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배출될 경우(RCP 8.5 시나리오) 사과와 인삼은 2071∼2100년 강원 일부에서 재배가 가능하고, 고랭지배추도 고온에 따른 생육저하와 병해충 급증 등으로 재배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함안 = 글·사진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mail 박영수 기자 / 전국부 / 차장 박영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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