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mium Life >관능의 곡선… ‘새들백’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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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올(Dior)

말 ‘안장’서 착안 비대칭 디자인 유명
송아지 가죽·퀼트·오블리크 패브릭에
金장식 D로고 ‘시간 초월한 아름다움’

자수 장식 패브릭 스트랩 별도 구매
시계 줄 바꾸듯 다양하게 개성 연출
디올 ‘뉴 룩 혁명’ 패션계 다시 강타

디올(Dior)의 새들백(Saddle Bag)이 부활했다. 오블리크 캔버스와 함께.

8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프리미엄 브랜드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가 새롭게 탄생시킨 디올 새들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새들백의 재등장은 빅 사이즈의 로고, 빈티지 패턴 등이 많이 활용되는 등 프리미엄 패션계에 불고 있는 레트로 바람을 더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새들백은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말의 ‘안장’(saddle)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비대칭적인 디자인의 제품으로, 지난 2000년대 초 전 세계 패션계를 휩쓸었다. 디올은 지난 2월 2018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에서 ‘시간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담은 새들백을 선보이며 패션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시즌 새들백은 클래식한 느낌의 송아지 가죽, 보헤미안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패턴을 퀼트처럼 섬세하게 이어붙인 자수 디자인, 그리고 복고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블리크 패브릭 소재를 활용했다. 사이즈는 기존 새들백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와 미니 사이즈 두 가지다. 디올을 상징하는 알파벳 D 로고를 골드 장식으로 제작해 포인트를 줬다. 모두 디올 아틀리에에서 손으로 직접 제작했으며, 제작 영상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특히 1967년 디자이너 마크 보앙이 고안한 오블리크 캔버스 소재의 부활이 눈에 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오블리크 캔버스에 대해 “완벽한 그래픽”이라면서 “로고와 텍스처, 진중함과 아이러니, 전통과 트렌드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 헤롯 백화점은 오블리크 캔버스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이달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스트랩 등을 선보인다. 자수 장식 패브릭 스트랩을 별도로 구매해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최근 프리미엄 시계 브랜드에서 다양한 스트랩을 교체하며 하나의 시계로 여러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일명 ‘줄질’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새들백 역시 다양한 스트랩을 통해 하나의 새들백으로 여러 가지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송아지 가죽 소재의 블랙 컬러 새들백은 그 자체로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스타일인데, 스트랩을 버건디 컬러와 오블리크 디자인의 패브릭 스트랩으로 교체하면 보헤미안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크리스챤 디올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프랑스 파리에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하우스를 열었다. 그리고 1947년 2월 파리 몽테뉴가 디올 부티크 살롱에서 발표한 첫 컬렉션은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한 ‘뉴 룩(New Look)’으로, 패션계에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그 전까지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억제되고 엄숙한 패션, 유니폼 패션이 지배적이었지만, 전쟁 후 디올이 선보인 우아하고 경쾌하며 관능적인 라인의 디자인은 ‘뉴 룩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전에 볼 수 없었던 깔끔한 곡선의 가슴이 강조되고, 허리가 잘록한 혁명적인 실루엣 라인, 볼륨감 등이 화제가 됐다. 오트 쿠튀르 드레스 단에는 말린 은방울 꽃잎을 끼워넣었다. 디올의 새로운 디자인은 전쟁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워줬다.

건축가적인 재능이 있었던 디올은 옷에도 ‘건축적인 특성’을 담아 여성의 몸에 꼭 맞고 곡선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격조 높은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퍼케일’ ‘태피터’ 천을 두 배로 사용해 볼륨감을 살렸다. 실크 소재 ‘섄텅(shantung)’으로 제작한 크림 색상에 부드러운 어깨와 가슴 라인을 나타내는 재킷과 걸을 때마다 우아하게 흔들리는 풍성한 블랙 스커트가 뉴 룩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퍼져나갔다. 또 구두 역시 당시 보편적이었던 앞코가 네모지고 뭉툭한 구두와 대조되는 날씬하고 뾰족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뉴 룩 혁명’ 이후 60년 이상이 지났지만 뉴룩의 정신은 여전히 디올하우스에 영감을 주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