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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World & Idea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8일(水)
美의 이란 제재, 北核에도 영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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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美는 내심 이란 내부 붕괴 희망
이란은 호르무즈 봉쇄로 협박
동병상련 北의 태도 주시해야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가 7일 다시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 1월 완화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에 불만을 품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지난 5월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했다. 그리고 협정에 따라 90일이 지난 7일부터 이란 제재에 돌입한 것이다. 이란 경제는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으며, 금에 대한 수요가 폭등하고 있다. 지난 5일 공식 환율은 달러당 4만4000리알이지만 비공식 외환시장에서는 9만8500리알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2분기 금 수요는 15t으로 전년 동기보다 3배로 급증했다.

이란 경제는 한계상황이며,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경제 제재가 리알화 폭락을 촉진했지만, 근본 원인은 아니다. 리알화 가치는 이미 지난해보다 80% 폭락한 상태였다. 이란인의 리알화 신뢰는 붕괴한 지 오래다. 이란인은 리알화가 모이면 달러로 환전해 장롱 속에 숨겨 놓는다. 거리는 청년 실업자로 넘치며, 이슬람주의 정권의 주요 기반인 ‘바자르 상인’도 시위에 나서고 있다. 또, 물 부족이 비등점을 넘어섰다. 이란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카스피해는 외양상 호수지만 짙은 염분의 물이어서 도움이 안 된다. 농업이 붕괴해 심각한 식량 문제를 겪고 있으며, 올 들어 ‘물 폭동’이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경직된 이슬람주의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일엔 이슬람 종교 학교 습격 사건이 발생했으며,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타도’ 구호까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은근히 ‘이란 레짐체인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희망 사항이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이번 기회에 이란의 버릇을 확실히 고쳐 놓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제재가 막 시작됐을 뿐이다. 이번 1차 제재는 이란 정부의 달러화 거래 금지가 골자인 반면, 11월부터 시작될 2차 제재는 원유 거래 금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협박으로 맞서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100여 척의 선박을 동원해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일부 강경파는 내심 미국의 공세를 반기고 있다. 곪아 터지고 있는 내우(內憂)를 외환(外患)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구의 압도적 다수인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세대’가 반(反)제국주의 호소에 응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란의 군사력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정규군으로 이원화돼 있다. 모두 대통령이 아닌 ‘최고지도자’ 통제하에 있다. 쿠드스군은 특수부대로 시리아·레바논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바시즈(basij) 민병대는 호왈(號曰) 1260만 명이다. 이란의 대미 군사전략은 ‘반(反)접근·지역거부(A2AD)’다. 일단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접근을 막고, 반접근에 실패하면 지역 내에서의 원활한 활동을 저지하면서 최대한의 출혈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미국의 이란 침공에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한, 육로보다 해상 방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본 전술은 좁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형을 활용한 소형 함정 ‘벌떼 공격’이며, 자살 공격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 이란은 동병상련을 느끼는 듯하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후 곧바로 이란으로 날아갔다. 이란은 미국이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미국을 믿지 말라’고 북한에 경고하고 있다. 한때 북핵(北核)의 이란식 해법이 거론됐으나, 이젠 이란 핵의 북한식 해결 방안도 나오고 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제재를 완화하고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미·이란 정상회담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 북한은 다르다. 첫째, 로하니 대통령에겐 군 통수권이 없다. 둘째, 북한의 경우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경제 제재에 미온적인 반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핵 완전 제거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또, 북한은 중국이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란 뒤에 러시아가 있으나, 그 역할엔 한계가 있다.

이란 경제 제재는 유가 상승 등 국제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란 원유를 수입하고 이란 건설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어느 정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황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역시 핵 문제다. 이란 핵 문제 처리 과정은 결국 북핵 문제 해결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특히, 북한 무기 거래상이 테헤란에 거주하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 내용과 이란 미사일과 북한 미사일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란은 A2AD 전략을 위해서라도 북한 미사일 혹은 그 기술이 절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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