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규제혁신 ‘올인’>회의취소·현장행보 ‘규제완화 충격요법’… 아직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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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휴가복귀후 첫 일정
인터넷전문은행 방문 ‘파격’
발언나열보다 체감형 메시지

규제혁신 국정 최우선과제
경제상황 개선위해 불가피
진보진영 반대 극복이 과제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로 삼기로 한 것은 악화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행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사안도 현장 행보를 통해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다. 지난 6월 예정됐던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취소한 것처럼 ‘충격 요법’도 마다하지 않을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규제혁신은 현재 청와대의 국정운영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다”며 “혁신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지난 6일 핵심 메시지로 규제혁신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부터 혁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규제의 벽을 뛰어넘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혁신 친화적 경제 환경 조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휴가 복귀 이후 첫 외부 일정을 여권 내에서조차 논란이 제기된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으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청와대는 8월에만 1∼2차례 더 규제혁신 행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현장 행보는 당장 여당 내 규제혁신 법안 추진을 촉진하게 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정말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며 “혁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궁극적 목표인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지층의 비판까지 감수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리스트를 열거하는 방식보다는 현장 행보를 통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현장방문을 통해 은산(은행·산업자본)분리 규제 완화는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막연하게 이것저것 다하겠다는 보고서를 가장 싫어한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안을 당장 해결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보호 해소 등이 다음 규제혁신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처럼 역시 여당과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단체 내에서 거부감이 있는 사안이지만, 이를 의식하지 않고 돌파하겠다는 것이 현재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