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 원칙금지

국회 “예외허용 심사위 구성”
특활비 개선논의 급물살 탈듯

국회는 8일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및 산하기관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피감기관 돈으로 이른바 ‘김기식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 38명을 공개한 이후 내놓은 처방으로 특수활동비 폐지 등 국회 차원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들의 해외 활동에 근원적인 문제 소지가 없도록 피감기관과 산하기관이 지원하는 예산으로 국회의원이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국외활동 심사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어떤 경우에 (피감기관·산하기관 지원 해외 출장이) 허용 가능한지 심사하도록 해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피감기관 예산으로 출장을 다녀와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국회에 통보한 국회의원 38명에 대해서는 “이들 명단을 피감기관에 통보하고 추가 확인 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수사 의뢰 및 징계 등 제재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피감기관이 그 결과를 국회에 통보해 오면 문제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이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회가 ‘특권 내려놓기’에 나섬에 따라 국회 특활비 축소 및 폐지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해 특활비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원내대표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현금성 특활비는 받지 않되, 원내 행정부서 등에 편성되는 영수증 처리가 된 특활비는 예외로 두자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특활비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합의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