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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8일(水)
금요일 ‘뉴스 덤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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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나쁜 뉴스는 금요일에, 좋은 뉴스는 일요일에 제공하라.’ 정부나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불문율과 같은 법칙이다. 비판이 제기될 수 있거나 좋지 않은 뉴스는 금요일에 발표하면 신문의 경우 토요일자에 반영되는데, 독자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야당이나 시민단체 등 비판자들의 캠페인 동력도 약화한다. 반대로, 홍보하고 싶거나 ‘유리한 뉴스’를 일요일 오후에 발표하면 한 주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어젠다로 자리 잡게 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금요일에 뉴스 쏟아버리기(Friday news dump)’ ‘쓰레기 버리는 날(trash day)’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금요일의 ‘꼼수’는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중요한 발표가 주로 금요일에 이뤄지는 현상이 부쩍 많아졌다. 지난 3일 문 대통령은 휴가 중임에도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경질하고 남영신 특전사령관을 신임 기무사령관에 임명하면서 새 사령부 설치를 지시했다. 또, 같은 날 국가교육위원회 공론화위원회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했는데, 20억 원 이상 돈을 쓰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 비난받을 것이 자명했다.

지난달 20일 금요일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세부 자료 67페이지를 전격 공개했다. 수사가 진행 중이고 2급 비밀을 절차 없이 청와대가 전격 공개한 데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금요일 발표로 주말 동안 ‘비판 없는 홍보’가 가능했다. 이뿐 아니다. 청와대의 ‘우병우 전 민정수석 캐비닛 문건’ 공개, 한국수력원자력의 신고리 5·6호기 일시 중단 결정 등도 금요일에 이뤄졌다. 청와대 입장에선 논란이 일거나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문제를 언론사나 야당의 사각지대인 금요일에 발표함으로써 비난을 피해가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특히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토요일자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곳이 늘면서 이런 현상이 더 빈번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에 대한 경질 인사 등 주요 경질 발표를 대부분 금요일에 쏟아내고 휴가지로 떠나버리는 것이 법칙처럼 되면서 백악관과 언론이 금요일이 되면 긴장한다고 한다. 당장의 비판은 피해 가고 홍보 효과는 얻을 수 있겠지만, 국민의 제대로 된 알 권리를 위축시키면 정부의 신뢰는 점차 추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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