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의견통일’ 안되는 親文… ‘與圈 권력분화’ 시작됐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黨權은 누구 손에? 8일 부산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 참가한 송영길(왼쪽부터), 김진표, 이해찬 후보가 토론에 앞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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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철’ 全大관련 의견일치 못봐
이해찬 vs 김진표…지지 갈려
‘이해찬 출마=분화 상징’ 評도
親文 뿐아니라 PK서도 ‘분화’

‘非文’ 송영길 예상넘는 조직력
지역대회마다 만만찮게 과시

호남·86그룹 선택 주요변수
全大 기점 역학관계 요동칠듯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친문(친문재인) 단일대오를 구축했던 여권 내부에서 권력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8·25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당·청 관계는 물론 당내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돼 여권 전반의 권력구도가 재정립될 가능성이 높다.

◇의견통일 안 된 ‘3철’=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3철’이 만났지만 전대 관련 의견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은 전대 이후 여권 내 새로운 계파 분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만나 전대 관련 의견을 나눴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은 이해찬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 의원이 김진표 의원을 돕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당내 친문 성향 의원들 역시 이해찬·김진표 의원에 대한 지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대체로 친노(친노무현)라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인사들이 이해찬 의원에게 주로 결합하는 모양새고, 전 의원과 가까운 친문 그룹에 정세균 의원 측 등이 김진표 의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출마에서부터 분화는 시작”= 당 안팎에서는 이해찬 의원의 출마 자체가 친문 진영의 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시각이 많다. 이미 김진표·최재성·전해철 의원이 친문 후보를 자처했던 것은 이해찬 의원의 불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였고, 청와대 역시 이 같은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게 당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친문 의원 간에도 말이 달랐던 것 역시 저마다 ‘확실한 정보 창구’라 여긴 권력 핵심부의 판단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한 친문 의원은 “이미 김 의원이 친문을 내세우고 출마한 상황에서 이 의원이 굳이 나선 것은 당·청 관계 등 향후 여권의 행보에 대해 친문 내에서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친문의 분화는 지역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관계자는 “PK 지역은 세 후보에 대한 지지가 완전히 나뉜 상황”이라며 “이 전 수석과 전재수 의원 등이 이 의원을 돕고 있는 반면, 김 의원을 지지하는 국회의원도 있고, 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송영길 의원에 대한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호남·86그룹 주요 변수 = 친문 못지않은 여권의 주요 대주주인 ‘호남’ ‘86그룹’의 선택 역시 계파 분화의 주요 변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범친문 또는 비문의 지지를 받는 송 의원이 만만치 않은 조직력과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며 “친문으로 정리할 수 없는 민주당 내 다양한 흐름이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향우회는 호남 출신인 송 의원을 돕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86그룹 역시 송 의원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대의원대회 때 송 의원 측이 동원하는 조직이 만만치 않다”며 “적어도 2등은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송 의원이 당선되거나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보일 경우 민주당의 권력 지도도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당선 후 1년은 청와대의 구심력이 압도적이었다면 이제 반대 방향의 원심력도 본격화될 시점”이라며 “누가 되든, 어떤 결론이 나오든 전대를 기점으로 여권의 전반적인 권력 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