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리, TV보며 “산불 긴밀대응”… 여론 뭇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대규모 산불 6일째 번져 8일 포르투갈 남부 몬치케 지역에서 소방대원들이 폭염으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큰 사진),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트위터에 집무실에서 TV 뉴스를 보는 사진(작은 사진)과 함께 산불 상황 보고와 분석을 위해 당국자들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빈축을 샀다. EPA 연합뉴스 코스타총리트위터캡처

뉴스보는 사진 트위터에 올려
“말로만 지휘” 국민들 비판확산
“직업 좋네” 비난 댓글 줄줄이

포르투갈이 남부 몬치케 지역에서 폭염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엿새째 몸살을 앓는 가운데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산불 상황에 대해 긴밀히 파악하고 있다”면서 TV 방송뉴스를 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코스타 총리는 다음날인 8일 실무회의 중인 사진을 재차 올렸지만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코스타 총리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화재 상황분석 및 지침 등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내무장관 등과 지속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산불)진화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소방대원과 피해 주민들에게 지지의 말을 남긴다”고 올렸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세 장도 첨부했다. 사진 속 코스타 총리는 평상복을 입은 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TV 뉴스를 보거나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며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진이 알려지자 포르투갈 시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45도에 체감온도 50도가 훌쩍 넘어가는 폭염 속에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방대원들을 직접 찾아 격려하기는커녕 시원한 집무실 책상에서 말로만 지휘하고 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그의 트위터에 “내 국가가 아니었다면 웃었을 텐데” “총리가 트위터에 올리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총리)보다 좋은 직업이 어디 있나” 등의 비난 댓글을 달았다.

다음날 여론을 의식한 듯 코스타 총리가 재차 “오늘 아침, 나는 내무장관과 함께 산불 진화, 예방, 감독 등과 관련한 기관 대표들과 회의했다”며 회의장면을 찍어 올렸지만 비난은 더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회의에)‘참여했다’고 말하기보다 사건 상황을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특히 이 같은 중요한 회의라면!” “정부의 이런 현실이 포르투갈과 포르투갈인을 죽이고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지난 3일 시작된 몬치케 지역 산불은 이미 수도 리스본보다 넓은 면적을 태운 상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