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첫 구상… 환경 훼손· 항공기 안전 쟁점에 결론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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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공항 건설사업은

흑산공항 건설은 전국 섬의 30% 이상을 보유한 전남 신안군의 숙원사업으로 지난 2009년 처음 구상됐다. 무인도 932개, 유인도 72개 등 1004개의 섬으로 형성된 신안군의 주민들에게 하늘길이 간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을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해상교통뿐이고, 이마저도 태풍·풍랑·안개로 연중 52∼115일간 육지 접근이 제한되며, 위급 상황 발생 시에도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1월 당시 국토해양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고시에 포함돼 수면 위로 떠오른 흑산공항 논의는 같은 해 10월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으로 국립공원 내 소규모 공항 건설에 물꼬가 트이면서 본격화됐다. 2013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2015년 11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12월 당시 국토교통부가 개발기본계획을 고시했다. 2016년 10월 서울지방항공청은 공원계획 변경요청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제117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환경 훼손 및 철새 충돌 가능성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7월 제출한 보완서에 대해 9월 환경부는 재차 보완을 요구했다. 결국 올해 2월 서울지방항공청은 1833억 원을 들여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대에 54만7646㎡ 규모로 길이 1.16㎞, 폭 30m 활주로를 갖춘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 전용 공항 건립안을 환경부에 다시 제출했다. 이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지사 시절 강하게 추진했던 현안이기도 하다. 보류 결정 20개월 만인 지난달 20일 열린 제123차 국립공원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주요 쟁점에 대한 추가 확인 및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간 60만 명 이상 방문’ ‘매일 15분 간격 이·착륙 가능’ 등 분석 근거에 대한 추가 논의·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20개월 전 보류된 주요 이유가 환경·생태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논점이 항공기 안전, 경제성 등으로 옮아가는 분위기였다고 국립공원위의 한 참석자는 전했다.

국립공원위는 △공항 건설에 따른 국립공원 가치 훼손 수용여부 △항공사고 우려 등의 안전문제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는 다른 실질적인 대안 △대체 서식지 적합성 △경제적 타당성 등에 대해 계속 분석하고 관련 토론회를 거쳐 9월 제124차 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9월 위원회가 마지막 심의가 될지는 미지수다.

신안=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