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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논단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0일(金)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실효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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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성 美 애리조나주립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보건복지부가 ‘중증정신질환자 지역사회 치료 지원 강화 방안’을 중앙정신보건복지사업지원단 및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7월 23일 발표했다. 앞서 7월 8일 조현병 환자가 경찰관을 살해한 사건 이후 ‘조현병포비아’란 신조어가 생겼을 만큼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게 되자 복약 관리가 되지 않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낮추기 위해 만든 듯한 정책이다.

첫째, 환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정신의료기관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진단명, 치료 경과 등 건강 정보를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할 수 있는 규정을 환자의 동의 없이도 가능하도록 변경한다. 둘째, 보호의무자 동의가 필수인 지역사회에서 강제로 외래진료를 받도록 하는 외래치료명령제를 보호의무자 동의 없이도 가능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정신보건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보건소, 읍·면·동, 시·군·구 돌봄통합창구 사례회의를 통한 통합 서비스 제공 계획을 세우고 이런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 1455명의 전문 인력을 추가 고용한다.

그런데 이 정책에 문제점이 보인다. 일부 대책은 정신보건 관련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을 높인다. 읍·면·동 돌봄 통합 창구 사례회의를 통해 정신보건복지센터, 보건소 및 동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가 입원 후 지역사회로 돌아온 환자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건강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성이 크다. 특히, 건강 관련 전문가가 일하지 않는 동주민센터가 정신보건 관련 정보를 다룰 역량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질환이 가진 높은 낙인·차별·편견으로 인해 가족에게조차 진단 사실을 숨기는 게 현실이다. 그에 더해 본인의 동의 없이 건강 정보를 행정 조직들이 공유하는 것은 정보 사용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또한, 지역사회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공공 조직들이 환자의 다층 다각적인 서비스 욕구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기초정신보건복지센터는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운영 예산이 천차만별이다. 이미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자살예방과 같은 비중증 정신질환 관련 사업을 떠안고 있는 기초정신보건복지센터에 5년에 걸쳐 1455명의 전문 인력이 추가로 고용되더라도 중증정신질환 환자를 위한 서비스는 크게 늘지 않을 듯하다.

‘방 안에 코끼리가 있다.’ 문제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에 대한 논의 없이,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본질에서 벗어난 논의와 대책을 만드는 정부를 비판할 때 사용되는 문구다. 정부가 중증정신질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을 보면 방 안에 있는 코끼리를 고민하지 않는다. 진짜 코끼리는 2016년에 4조2000억 원을 정신 및 행동장애 비용(치매 포함)에 지출하는 의료보장제도(국민건강보험 및 의료급여)의 수가체계와 서비스 공급 자격 요건이다. 수가체계와 서비스 공급 자격 요건에 따라서 지역사회 정신의료기관들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제도는 탈원화(脫院化)한 사회에서 필수적인 응급정신보건센터나 동료 지원가(支援家)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외래 정신보건 서비스들의 생산을 허락하지 않는다. 정신의료기관들이 획일화된 정신보건 서비스에 매달려 있는 동안 정신재활기관과 같은 비정신의료기관들이 나름 환자의 욕구에 대응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재정의 규모는 2016년 정신의료기관이 의료보장 제도를 통해 지출하는 비용의 4.5%(1890억 원)에 그칠 뿐이다.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가진 정신의료기관의 변화 없이 탈원화는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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