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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0일(金)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의 ‘早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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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박인비가 국내에 들어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 중입니다. 박인비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절반인 11개 대회에만 나왔습니다. 1승과 함께 2위에 두 차례 오르며 2주 전까지 세계랭킹 1위를 지키기도 했지만 최근 출전했던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습니다. 2013년부터 매년 컷 탈락은 한 번에 그쳤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박인비는 한국 여자골프의 ‘황금세대’로 불리는 1988년생입니다. 동갑내기인 이보미나 신지애 역시 최근 성적을 보면 이미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는 듯 보입니다. 박인비는 25개 대회에 출전했던 2015년을 정점으로 부상이 찾아온 2016년부터 출전 대회 수가 현격히 줄었습니다. 부상 우려와 컨디션 조절 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한국 선수들은 서구나 일본 선수에 비해서도 ‘조로(早老)현상’이 뚜렷하기에 선수 생명이 짧습니다. 즐기면서 골프를 해온 외국 선수들과는 삶의 방식이 다르고, 이기는 것만 배워 온 탓에 쉴 줄도 모르고 무작정 앞만 보며 달려와 일찌감치 몸과 마음이 지치기 때문입니다. LPGA투어에서 롱런 기록을 보면 올해 84세인 마를렌 해그가 50년 동안 930개 대회를 출전해 최다기록입니다. 157㎝ 단신이었던 해그는 LPGA 창립 멤버 13인 중 한 명으로 1972년까지 LPGA 26승을 거뒀고, 1997년까지 시니어투어에서 활동했습니다. 기록에는 600개 대회 이상 참가자도 10명이 넘습니다. 현역 중에는 59세의 줄리 잉크스터가 701개 대회에 참가해 최고이고, 로라 데이스(560개), 카트리오나 매슈(548개), 크리스티 커(519개), 캐리 웹(479개) 순입니다. 이들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30년 가까이 현역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반면 짧은 기간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마감한 경우도 있습니다. 애니카 소렌스탐(303개)과 로레나 오초아(175개)는 ‘골프여제’로 최고 정상에 우뚝 섰을 때 조기 은퇴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한국 여자 선수의 롱런 기록은 형편없습니다. 박세리가 1998년부터 2016년 은퇴할 때까지 365개 대회에 출전한 게 으뜸입니다. 1세대 중 김미현이 319개, 한희원이 327개, 장정이 308개, 박지은이 233개 대회에 출전했고, 현역선수 중 유선영이 300개 대회를 넘겼을 뿐입니다.

투어 12년 차인 박인비는 지금까지 242개 대회를 소화했습니다. 박인비의 최근 행보를 보면 과거보다 골프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어 예전과는 분명 ‘온도 차’가 있어 보입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2연패를 위해 뛰겠다며 ‘조기 은퇴설’을 일축한 박인비는 지금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 선 것 같습니다.

mschoi@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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