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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제혁신,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0일(金)
해외선 데이터 브로커 시장까지 팽창하는데… ‘빅데이터 황금알’ 방치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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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패턴 등 데이터 수집 不法
정보분석기반 맞춤마케팅 못해
美 주택정보 기반 온라인 장터
‘질로’시가총액 6조원 돌파 등
해외선 빅데이터는 수익창출원


벤처기업 A사는 데이터 분석업체에 카드업체의 익명 결제 정보를 의뢰했다. 이 회사는 고객을 세분화한 자동차 판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계획이다. 데이터 분석 덕분에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50대 남성, 학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40대 주부, 교외에 거주하는 60대 등으로 고객을 분류했다. 생활 방식별로 고객을 겨냥하는 정교한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다. 제약회사 B 업체는 정부와 병원의 공공 데이터를 넘겨받아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치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 수만 명의 개인 치료 정보, 보험 정보, 유전자 정보 등을 기반으로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같은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불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 신용정보법 등 각종 규제 사슬에 막혀 있어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정보는 ‘21세기의 원유’로 불릴 정도로 경제적 자산 가치가 높지만, 한국만 유독 ‘데이터산업 후진국’에 머무는 이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법적 제약 탓에 개인 정보 개념조차 정비되지 않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으나 익명·가명 정보도 구분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이 같은 기조는 글로벌 시장 추세에도 역행한다. 해외 산업계에서는 이미 빅데이터(문자·수치·영상 등 대규모 정보)는 수익 창출원이다. 정부나 금융권, 의료업계, 건설업체의 대형 사업이나 맞춤형 마케팅까지 정보 수요가 밀려들면서 원천 정보를 수집, 가공해 유통하는 데이터 브로커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공공정보를 활용한 벤처 기업이 성공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1억 건이 넘는 미국 주택 정보를 기반으로 온라인 부동산 장터 서비스를 만든 벤처기업 ‘질로’는 설립 8년 만에 시가총액이 약 6조 원을 돌파했다. 미국 정부의 작물 재배 현황과 날씨·토양 정보를 활용해 농부들에게 제공한 벤처기업 ‘클라이밋’은 2013년 글로벌기업 몬산토에 약 1조 원에 인수됐다. 무작위로 모이면 무의미한 빅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추려내 관리하는 능력이 기업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규제를 개선하지 못하면 핀테크와 바이오, 빅데이터 등 신산업에서 후발주자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데이터산업은 뒤처진 양상이다.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2020년 235조 원대로 커지지만, 한국은 100억 원 규모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과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도 쌓여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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