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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0일(金)
核 놔두고 종전선언 연연할 거면 ‘3차 회담’ 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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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2개월이 됐지만 북한 핵(核) 폐기 가능성은 더 가물가물해졌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남북 대화와 협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급기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3차 정상회담’ 조기 개최까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미·북 입장 차이를 조정하고,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8개월 동안의 대화 국면과 북한 전략을 되돌아보기만 해도 본말전도의 위험한 발상이다. 이란을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9일 “미국이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핵 지식을 보존하겠다”고 했다. 이것만 봐도 비핵화 진정성 주장을 그대로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 요청에 따라 남북 당국은 13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북한은 9일 회담을 제의하면서 ‘판문점 선언 이행 점검’과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된 문제’라는 2대 의제를 내놨다. 정부는 당일 그대로 수락했다. 청와대 안팎에서 8월 정상회담 개최설까지 나도는 것에 비춰보면, 고소원(固所願)이었을 것이다. 현 상황의 본질인 비핵화를 의제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는 이날 저녁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까지 열었다. 북한 석탄 반입으로 한국이 유엔 제재 무력화(無力化)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아도 미봉책으로 일관하며 몇 달 동안 NSC 회의조차 열지 않았다. 청와대의 주된 관심이 어디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남북 대화 자체를 기피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대화가 본질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당면한 핵심 의제는 북핵이 돼야 한다. 지금 북한이 정상회담을 들고나온 것은,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우회하려는 것이다. 북한 정권 창건일인 9월 9일을 앞두고 문 대통령을 들러리로 세우려는 의도도 없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선(先)종전선언으로 비핵화 협상 동력을 마련하자는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고 한다.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종전선언은 유엔군 존립 기반을 흔들고, 나아가 주한 미군은 물론 한·미 동맹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핵 문제를 우회하면서 종전선언을 논의할 생각이면 그런 남북 정상회담은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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